토요일 안방 대격전, 다크호스는 ‘강남순’[스경연예연구소]
대작 세 작품의 경쟁으로 갈 것 같던 토요일 안방극장의 ‘가을 대전’이 색다른 흐름으로 옮겨가고 있다. 변수의 주인공은 바로 JTBC 주말극 ‘힘쎈여자 강남순’이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어지는 안방극장 주말 대전은 10월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9일부터 시작된 tvN ‘아라문의 검’과 그달 15일 첫 방송 된 SBS ‘7인의 탈출’에 지난 13일 MBC ‘연인’의 파트 2가 끼어들었다.
‘아라문의 검’은 전작이 5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이었고, ‘7인의 탈출’은 462억원이 들어갔다. ‘연인’은 파트 1, 2 도합 400억원 정도가 들어갔다. 이러한 큰 제작비와 장동건, 엄기준, 남궁민 등이 출연한 캐스팅에서도 중량감을 인정받으며 애초 주말은 이 셋의 전선으로 생각됐다.
하지만 막상 ‘연인’의 첫 주 방송이 지난 성적표는 다른 흐름이다. ‘연인’과 ‘7인의 탈출’의 2파전은 예상대로였지만 ‘아라문의 검’이 처진 사이 새로운 경쟁자 ‘힘쎈여자 강남순’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의 집계에서 ‘연인 파트 2’ 14일 방송은 전국 가구기준 시청률로 9.3%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7인의 탈출’ 14일 방송분은 같은 기준으로 6.5%를 기록했다.
반면 ‘아라문의 검’은 14일 시청률이 3.2%에 머물렀다. 반면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은 14일 방송에서 8%의 시청률을 올렸다. tvN이나 JTBC의 경우는 전국가구기준이 아닌 전국 유료가구기준으로 표본이 조금 더 적다는 걸 고려하면 파급력은 8%를 넘어가는 수치로 여겨진다.
‘연인’과 ‘7인의 탈출’은 금토극으로 오후 10시 정면충돌한다. ‘아라문의 검’과 ‘힘쎈여자 강남순’은 토, 일요일 방송되는 주말극으로 각각 오후 9시20분, 10시30분이다. 비록 네 작품이 겹치는 시각은 ‘아라문의 검’이 끝나고 ‘힘쎈여자 강남순’이 시작하는 10시30분 남짓이지만 이 데이터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조선시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로맨스를 다룬 ‘연인’, 7인의 악인과 이를 단죄하려는 이의 핏빛 복수를 다룬 ‘7인의 탈출’ 그리고 가상의 역사를 배경으로 마치 신화와 같은 전개를 택하는 ‘아라문의 검’과 달리 ‘힘쎈여자 강남순’은 유쾌한 히어로물을 표방했다.
첫 회부터 몽골 로케이션을 감행해 시원하고 장쾌한 비주얼을 선보였고, 역시 괴력을 가진 3대 모녀를 등장 시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리고 각각의 단순한 캐릭터에 서사를 심어 가족애를 씨줄날줄로 엮은 구성 역시 차별화에 성공했다. 특히 ‘힘쎈여자 강남순’은 등락을 거듭하는 나머지 작품들에 비해 4, 6, 8%대로 우상향의 그래프를 그린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연인’ ‘7인의 탈출’과 토요일 하루 만나지만 강세가 이어지면 ‘연인’ ‘7인의 탈출’의 그래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등장한 막강한 경쟁자. 주말 안방극장이 또 다른 활력에 꿈틀댄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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