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학생들의 특별한 한글 전시회
[KBS 울산] [앵커]
주위를 살펴보면 과거 어려운 형편 등으로 한글을 배우지 못한 어르신들이 많은데요,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운 어르신들이 자신들의 인생과 배움 이야기를 담은 전시회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보도에 주아랑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것이 나의 보물이다, 오십 년이 넘어도 너는 변치 않네, 내 모습은 지팡이 할매가 되었는데'.
맞춤법은 조금 틀리지만 오랜 세월 함께 해 온 장독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은 시.
시를 쓴 작가는 3년 전 한글 공부를 시작한 80살 김분이 할머니.
[김분이/어르신 한글교실 수강생 : "가족이 아파서 병원에 있을 때 한글을 몰라서 너무 힘들고, 너무 가슴에 (한이) 맺혔는데, 이렇게 시도 쓰고 하니까 너무 좋고, 너무 뿌듯해요."]
김 할머니처럼 뒤늦게 한글 공부를 시작한 어르신 40여 명이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한글을 배우지 못했던 안타까운 사연과 한글 공부 후 느꼈던 감정과 소회를 글과 그림, 시 등으로 풀어냈습니다.
'TV 자막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전시회 곳곳에서 배움에 대한 어르신들의 갈망과 열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순애/어르신 한글교실 수강생 : "못 배워서 한이 말도 못했는데 배우고 나니까 진짜 제 한을 풀어서 그보다 더 좋은 것 없고요. 기쁘고, 말도 못하죠."]
특히, 이번 전시회는 관람객들이 함께하는 양방향 소통 형식을 갖추고 있어 더욱 의미가 큽니다.
[김지영/울산 중구청 교육지원과 주무관 : "어르신들이 공부하는 데 많이 힘들어하시기 때문에 용기를 주면 어떨까 고민 끝에 주민들이 짧은 편지라도 써 주면 힘을 얻겠다(싶어서)…."]
만학도 어르신들의 특별한 전시회는 오는 12월 중구 문화의 전당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주아랑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
주아랑 기자 (hslp01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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