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일본의 억만장자에게 투자받은 올리브유니온 인터뷰

임경업 기자 2023. 10. 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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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뿔테를 껴야할까요” 올리브유니온의 송명근 창업자는 “스타트업 대표는 이미지도 비즈니스인데, 어떻게 각인을 시켜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묻습니다. 쫌아는기자들의 답은 “나한테 묻지말고, 마에자와 씨에게 물어보는게 가장 빠르고 정확할 것 같다”는 겁니다. 송명근 창업자는 억만장자인 마에자와 조조타운 창업자(현재는 엑싯)는 한달에 한두번씩 정기적으로 만난다고 합니다.

올리브유니온은 보청기를 파는 스타트업입니다. 보청기와 스타트업, 안 어울려보이지요? 사실 보청기는 전세계에서 일부 회사들이 사실상 독과점한 시장이 오랫동안 지속됐고 그만큼 비싸고 불편한 제품이었습니다. 스마트폰과 보청기를 연동해 각각 이용자의 귀에 맞는 보청기 튜닝을 한다는 아이디어로, 그런 페인포인트를 풀자고 도전한게 올리브유니온입니다. 2021년까지는 쉼없이 성장하던 올리브유니온은 2022년에 매출이 꺾였습니다. 코로나의 영향도 컸습니다.

마에자와 유사쿠(前澤友作)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트업 창업가입니다. 조조타운이라는 온라인 패션 브랜드를 만든 인물입니다. 한국의 한 매체는 “마에자와 유사쿠는 조조타운이라는 일본의 온라인 패션 테크 기업을 창업했다. 조조타운은 현재 일본 최대 온라인 패션 쇼핑몰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그는 사업 수완보다 기행으로 더 유명해졌다. 자신의 트위터 팔로어들에게 100억원이 넘는 돈을 세뱃돈으로 뿌리거나 추첨을 통해 10만엔(약 90만원)씩을 선물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더군요.

마에자와는 억만장자입니다. 2019년 소프트뱅크에 조조타운의 지분 50.1%를 4000억엔(당시 37억달러)에 매각했습니다. 예컨대 일본에선 ‘41세때 1조엔 제국을 만든 마에자와’와 같은 제목의 기사에 등장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기행’이라고 보지만, 철저하게 계산된 마케팅이란 겁니다.

마에자와 유사쿠가 한국 스타트업인 올리브유니온에 투자했습니다. 전년보다 매출이 줄었고 적자는 커진 보청기 스타트업에 말입니다. 송명근 창업자에게 “대체 마에자와는 올리브유니온의 무엇에 끌렸는지”를 물었습니다. 송명근의 하우투(How-to)는 ‘일본에서 투자받는 법’입니다.

일본 억만장자 마에자와 창업가와 송명근 올리브유니온 창업가. /올리브유니온 제공

◇“코로나때 공급 이슈가 터졌다. 급해서 구독 모델을 택했다. 오판이었다.”

-마에자와 유사쿠를 포함한, 이번 투자 유치의 내용부터 설명해주세요. “올리브유니온은 코로나 기간 동안 제품 공급에 이슈가 있어서 성장을 많이 못했습니다. 어려움이 있던 시기였어요. 올해 마무리한게 시리즈D인데, 상당히 길어졌습니다. 마지막에 시리즈D에 참여한게 마에자와 유사쿠라는 분입니다. 올해 2~3월 논의 시작해 5월 클로징됐어요. 마에자와 씨의 투자는 총 20억엔입니다. 15억 엔은 구주 매입, 5억엔은 신주입니다.”

“마에자와 씨는 5월 이후에도 줄곧 올리브유니온을 지켜보다가, 조금 더 힘을 보태겠다면서 추가로 5억엔을 신주 형태로 참가했습니다. 올리브에 대한 믿음으로 총 25억엔을 쓴 셈입니다. 내일(2023년 10월 13일) 추가 5억엔이 입금될 예정입니다.”

-시리즈D에는 다른 투자자들도 참여했죠?”전체로는 170억원 정도가 들어왔습니다. 기존 주주인 마그나인베스트먼트와 비욘드넥스트벤처스도 참여했습니다. 신규로는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파트론도 참여했습니다.”

-신주 기준으로 170억원 정도인데, 대략 100억원 정도가 마에자와 씨의 투자네요. 역성장인 가운데도 투자 유치를 성공했는데요.”올리브유니온은 작년에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이 줄었습니다. 적자 폭은 좀 커졌습니다. 투자자에겐 이런 스타트업은 많이 안 좋아 보일 수 있잖아요. 그럼에도 매출 성장이 아쉽지만, 보청기 제품의 신뢰도가 올라가고, 올리브유니온이 일본 현지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들도 다들 좋게 봐주셨습니다.”

-매출 감소와 동시에 적자폭도 커진다는건, 스타트업에겐 굉장히 안 좋은 신호입니다. “코로나 때 올리브유니온의 힘든 포인트는 두 가지였습니다. 올리브유니온은 작은 회사지만 한국과 일본 오피스를 운영하면서 크로스 보드 커뮤니케이션이 되게 많았었어요. 그런 것들이 물리적으로 끊겼습니다. (당초 진출하려던)미국 시장의 포텐셜이 많은데도 일본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다른 차원의 문제는 재고 이슈였습니다. 반도체 수급 이슈와 같은 문제요. 생산 쪽에 문제가 있어서 양산을 많이 할 수가 없었어요. 다양한 제품군을 양산 못하니, 하나의 제품으로만 매출과 수익을 얻으려고 하다 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작년에 그 대책으로 서브스크립션(구독)을 도입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습니다. 마케팅해서 고객을 모았는데, 그분들이 내는 돈은 장기적으로 회수가 되는데, 마케팅 집행비는 2022년 재무제표에 찍힙니다. 구독고객이 어느 정도 늘었지만, 마케팅 지출이 커서 전체적으로 영업 손실이 훨씬 더 커보였죠. 매출은 반대로 나중에 회수되기 때문에 되게 낮게 보이는 겁니다.”

올리브유니온의 투자 유치 PT에 있는 기업 개요. 본사 소재지가 도쿄 메구로구다.

◇“일본을 대표하는 창업가가 올리브유니온을 택한 이유”...초고령사회+온라인 비즈니스

-2023년에 투자 유치할 때, 투자자에게 보여주기엔 가장 안 좋은 숫자를 들고 있었네요. 마에자와씨를 처음 만난 계기는요?”올리브유니온이 예전에 첫 일본 투자를 유치했을 때 올리브유니온을 발견했던 분이 소개해줬습니다. 마에자와 씨는 장기적으로 일본이 초고령화 사회로 가니, 실버 세대를 위한 사업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고, 올리브유니온 투자하기 전에 재택 간호 쪽에도 짧게 투자를 하셨더라고요.”

“아마도 이분 머릿 속에는 실버 세대에 맞는 에코 시스템에다 투자 포트폴리오로 만들려는게 1차적인 구상이었던 것 같아요. 올리브유니온이 그런 스코프에 맞아서 관심 있게 보셨고요. 올리브유니온을 알고는 되게 열심히 하고 코로나에도 여러 시도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봐주신 듯 해요.”

-잠깐만요. 마에자와는 일본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한국 분들은 잘 몰라요. 소개 부탁해요.”마에자와 씨는 소프트뱅크나 라쿠텐과 같은 인터넷 창업 세대의 마지막 기회를 잡은 인물입니다. 일본에서 거의 최초로 온라인으로 옷을 판매하기 시작한 창업가입니다. 초창기엔 인터넷에 옷을 팔면 사이즈 이슈가 컸는데, 착용 후기 등을 활용해 허들을 넘었죠. 일본에서 ‘온라인에서도 좋은 가격에 좋은 옷을 살 수 있다’라는 인식을 만든 사람이죠. 젊은 세대에게 SNS 등을 통해 홍보를 잘 했어요.”

“소프트뱅크에서 연결 재무제표 등을 고려해 인수 결정했고 마에자와 씨는 엑싯을 했죠. 보유 자산은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2~3조원이라고도 하고, 4~5조원이라고도 하고요. 결국 5조원은 안되지만 2조원는 넘는 자산가는 맞습니다.”

“한국도 인터넷 보급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에 유명한 1세대 창업가들이 많이 성공했잖아요. 일본에선 손정의 씨가 야후 재팬 등으로 성장했고 라쿠텐이 컸는데, 마에자와는 그런 1세대 창업가의 막차인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은 여전히 사업하지만, 이분은 엑싯했고요.”

올리브유니온의 투자 유치 PT에 있는 주요 임원. 일본인 C레벨이 상당수 포진됐다. /올리브유니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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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대표가 한국인이라고 투자 보류한 일본 VC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마에자와 씨는 이제는 스타트업 투자자인건가요?

-투자 유치 피칭할 때는 무엇을 어필했나요?

-마에자와씨는 왜 투자했을까요?

-예컨대 조조타운이란 비즈니스를 했던 마에자와 씨 입장에선 오프라인에서 파는 옷이 결국은 온라인으로 넘어간다고 믿었을테고, 마찬가지로 보청기를 포함한 의료 서비스도 그렇게 진행한다고 봤다?

-요즘 일본에 진출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많아요. 상당수는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에서 일본 투자를 받기를 바래요. 쉽지 않지만요.

◇올 5월 매출 반전에 성공... 올해 매출은 작년+재작년 합친 수준.. 내년은 2배 성장 기대

-올리브유니온은 본사가 도쿄인거죠? 도쿄에서 업력을 쌓은 스타트업이란 것도 투자에 유리했을까요?

-일본 최고의 스타트업 창업가가 투자자니, 사업에 조언도 하겠죠?

-올리브유니온이 구독 모델 포기할때의 반응도 궁금해요.

-우연의 일치처럼, 마에자와 씨의 투자와 맞물려서 실적도 반전했습니다.

올리브유니온의 직원들 모습. /올리브유니온 제공

◇“한국의 자금을 일본에 송금하는것도 조금 어렵다. 일본 땅에서 자금 조잘해서 일본에서 그 돈 쓰면서 성장하는게 맞지 않을까”

-일본 진출하고 일본에서 투자 유치까지 바라는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을 해주세요. 문답식으로 물어볼께요.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잘 하고 있는데, 올초 진출해서 한 6개월 정도 실적을 쌓고있는데 일본에서 투자자를 찾고 있다. 승산이 있을까?

-두번째 문답. 일본에서 비즈니스할 때 일본 투자자의 돈을 꼭 받아야 된다? 받지 않아도 된다? 일본 법인에서 투자를 받는 게 비즈니스 하기에 유리하다? 또는 굳이 시간·노력을 기울여 받으려고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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