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중국을 더 응원?…갈길 먼 네카오, 정치 악재에 주가 ‘한숨’

주가 한달새 11% 떨어져
광고 수익 줄고 악재 겹쳐

[사진 = 연합뉴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좀처럼 주가 반등 기회를 노리지 못하고 있다. 업계 불황으로 광고 수익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정치권발 리스크까지 점차 커지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가중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네이버 주가는 11.41%, 카카오 주가는 11.3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의 아시안게임 경기에서 한국보다 중국 응원이 많아 논란이 된 카카오 ‘클릭 응원’ 페이지. [사진 = 다음 사이트 캡처]

특히 실적발표를 약 한 달 앞두고 KB증권, 메리츠증권, 한투증권 등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지난 11일 KB증권은 카카오 적정 주가를 7만5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13.33% 낮췄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기존보다 각각 11.43%, 4.29% 낮아진 7만원을 적정 주가로 제시했다.

이는 IT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으로 광고 수익이 하락하는 와중에,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신사업이 아직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은 데에 따른 것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에 부합할 것”이라면서도 “AI·클라우드 분야 성과는 기업 대 기업(B2B) 이용이 시작되는 4분기 이후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고 평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매출은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지만 영업이익은 추정치를 밑돌 것”이라며 “광고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 구조조정과 관련한 비용이 많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두 회사 모두 정치권발 리스크가 커지며 잇따라 서비스 축소하는 점도 악재다. 네이버·카카오 모두 많은 이용자를 바탕으로 이용료와 광고 매출을 주된 수입원으로 하고 있지만, 정치권 논란에 차례로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됐던 아시안게임 축구 한중전 ‘클릭 응원’ 페이지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카카오는 이용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응원하는 국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한국보다 중국 응원이 많은 점이 논란이 되자 재빨리 관련 서비스를 폐지했다.

이외에도 올해 들어 네이버는 검색어 추천 서비스 ‘트렌드 토픽’을 출시하려다 실시간 검색어 부활 논란에 이를 철회하는가 하면, 카카오는 뉴스 댓글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24시간 뒤면 이용자 댓글이 모두 삭제되는 ‘타임톡’ 정책을 도입하며 반발을 샀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부터 두 회사의 신규 서비스 도입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신규 AI 서비스 ‘하이퍼클로바 X’를 발표했는데,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챗봇·자동 글쓰기 서비스뿐만 아니라 B2B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최근 카카오톡 내 광고 비중을 늘리고 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앞서 도입한 ‘카톡 펑’ 기능을 만들어 이용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광고와 커머스 사업이 성수기에 진입한다”며 “카카오톡 오픈채팅 서비스 개편과 함께 광고 상품 할인 폭 축소로 매출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