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이스라엘을 나치에 비유한 콜롬비아 "관계중단 불사"

대통령 "우리는 대량학살 지지 안해"…이스라엘, 보안품목 수출 중단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무력 충돌 중인 이스라엘을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비유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낸 콜롬비아 대통령이 이번엔 양국 외교 관계 중단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리는 (이스라엘 군의) 대량 학살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1980∼1990년대 콜롬비아 마약밀매·폭력 조직과 밀접하게 관계하며 준군사 조직 훈련에 관여한 알려진 야이르 클라인과 비르힐리오 바르코 전 콜롬비아 대통령 국가안보 고문으로 일했던 라피 에이탄 등 이스라엘 출신 인물 이름을 거론하며 "그들은 콜롬비아에서 학살을 일으켰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콜롬비아 게릴라 출신으로, 첫 좌파 정권을 이끄는 페트로 대통령은 그러면서 "언젠가 이스라엘 군대와 정부는 우리 땅에서 범죄를 저지른 그들의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의 격한 반응은 자신에 대한 이스라엘 외무부의 규탄 성명 이후 나왔다.

앞서 지난주 페트로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한 포위 공격과 전면 봉쇄를 명령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관련 기사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뒤 "이것은 나치가 유대인을 향해 말한 것과 같다"고 표현한 바 있다.

그러자 이스라엘 당국은 마르가리타 만하레스 주이스라엘 콜롬비아 대사를 초치한 데 이어 "페트로 대통령 발언은 이스라엘에 극히 적대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또 '콜롬비아 대통령이 하마스 테러리스트의 잔학 행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콜롬비아에 대한 보안 품목 수출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페트로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히틀러는 모든 인류와 민주주의, 세계의 평화와 자유라는 관점에서 패배하고 말 것"이라며, 또 다시 이스라엘을 나치에 비유하는 듯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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