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한라산 꽃의 결합, ‘통일구절초’ 피었다

김민철 논설위원 2023. 10. 1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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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국야농원 대표,
백두산 바위구절초와 한라구절초 교잡
8년 실험 끝에 성공

백두산과 한라산 구절초를 합친 ‘통일구절초’가 처음으로 꽃피었다.

인천 국야농원 이재경 대표는 16일 “백두산 바위구절초와 한라구절초를 교잡한 ‘통일구절초’가 올가을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며 꽃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8년동안 두 구절초를 구해 부단하게 실험했는데 올가을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통일구절초. 백두산 바위구절초와 한라구절초를 교잡해 만들었다.

이 꽃은 한라구절초 꽃가루를, 백두산 바위구절초 암술에 묻혀주어 탄생했다. 그 결과 핀 꽃은 백두산 바위구절초 특성을 많이 닮았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엄마를 많이 닮은 것이다.

그동안 가장 큰 난제는 두 꽃의 개화 시기가 다르다는 점이었다. 백두산 바위구절초는 추위가 일찍 찾아오는 환경에 맞춰 8월쯤 꽃이 피고 결실도 일찍 맺었다. 그런데 한라구절초는 다른 구절초처럼 9~10월인 가을에 꽃이 피운다.

이 대표는 이 문제 해결책을 고민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백두산 바위구절초를 기르는 사이 개화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꽃이 생겼다. 일부가 따뜻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점차 꽃피는 시기를 늦춘 것이다. 그 결과 2021년 가을 수정시켜 지난해 통일구절초를 얻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엔 꽃은 피지 않았는데 올해는 꽃대를 올리더니 최근에 활짝 피웠다.

우리나라 강원도 설악산·석병산 등의 이북에서 나는 바위구절초는 잎과 줄기 등이 흰 털로 덮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담은 바위구절초 사진을 볼 수 있다. 한라산 정상 주변의 풀밭이나 바위틈에서 자라는 한라구절초는 잎이 가늘게 깃 모양으로 깊게 갈라지고 광택이 있는 육질인 것이 특징이다.

바위구절초. 잎과 줄기가 흰 털로 덮여 있다. /국야농원

이재경 대표는 “곧 통일구절초에 대한 품종 등록을 한 다음, 한반도 또는 통일을 상징하는 곳에 심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생 국화를 복원하거나 더 아름다운 품종으로 만들어 보급하는 일을 해왔다. 농원 이름이자 이 대표의 닉네임인 국야(菊野)는 ‘들국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자생 국화 신품종 45종을 등록했다. 이 대표는 이 공로로 2002년 신지식 임업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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