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일 따라 하는 日 '패피'… 역전된 '힙'의 상징
[편집자주]'문화 강국'인 일본을 K컬처가 휩쓸고 있다.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보수적이며 반한감정이 지배적이었던 일본인들이 '한국풍'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일본을 이끌어갈 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적임'이 '힙'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의 신한류는 K팝에 국한되지 않고 화장품, 식품, 패션까지 문화 전반을 파고든다는 특징이 있다. 도쿄에서 4차 한류 붐, 신한류의 위상을 확인했다.
①제니·장원영처럼… 트렌디한 K뷰티, 日 휩쓸다
②일본서 히트 키워드 된 '한국풍'… 편의점에서 길거리까지 나온 K푸드
③한국 스타일 따라 하는 日 '패피'… 역전된 '힙'의 상징
④주식투자 붐에 역대급 여행수지, '잃어버린 30년' 탈출하는 일본
"짧은 크롭티(배꼽티)에 딱 붙는 치마, 한국풍 패션 스타일리시해요."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는 '한국풍'이 '힙'(hip)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일본 Z세대(1996~2010년 출생자)에게 '한국 스타일'이라는 단어가 패션 키워드로 등장했다.
일본에서 패션업에 종사하는 마에데 리호씨는 "최근 패션 트렌드 중 하나는 '칸코쿠스타일'(한국 스타일)이다"며 "크롭티와 독특한 그래픽의 티셔츠, 라인이 들어간 옷들과 K팝 아이돌의 헤어스타일 등을 통칭하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쯤부터 한국 스타일이 유행하기 시작해 요즘은 미용실에서 "K팝 아이돌 스타일 해주세요"라는 말이 자주 들릴 정도라고 했다.
일본 편집숍에서 일하고 있는 유민희씨는 "3년 전쯤부터 한국 스타일이 세련되고 힙한 패션이 됐다"며 "예전에는 일본 유행이 한국으로 건너갔다면 이제는 역전돼 한국 유행이 일본으로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 수입액도 크게 늘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20년 9370만엔(약 8억5000만원)이었던 한국 의류 수입액은 2022년 37.6% 늘어난 1억2891만엔(약 11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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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외에 바이어들의 관심도 높았다. 지난 7월 도쿄 오모테산도에서 운영된 무신사 쇼룸에는 유나이티드애로우, 빔즈, 누비앙, GR8, 그레이트 등 일본 인기 셀렉숍과 이세탄, 한큐 등 일본의 주요 백화점에서 총 250여명의 바이어가 방문했다. 도쿄 쇼룸은 수주 목표치의 약 150%를 상회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참석 업체 가운데 80%가량은 쇼룸을 통해 브랜드를 셀렉해 내년 봄 시즌부터 각 스토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무신사는 마르디 메크르디 등 국내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마르디 메크르디의 경우 무신사는 일본에서 국내 브랜드의 공식 온라인 스토어 구축과 사업 운영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고 마케팅과 팝업 스토어 등 브랜딩 차원의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가 일본에서도 사랑받고 있다"며 "코드 그라피, 마하그라드, 아크메드라비와 같이 K팝 스타를 앰버서더로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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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일상이 된 애슬레저룩을 일본에 전파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 패셔너블한 애슬레저룩의 대명사 젝시믹스다. 젝시믹스 운영사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올 상반기 10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젝시믹스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애슬레저 1위인 젝시믹스는 일본에 진출해 K애슬레저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젝시믹스는 2020년 일본에 진출하자마자 라쿠텐에서 요가·필라테스웨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젝시믹스가 일본 라쿠텐에서 선정한 스포츠 브랜드 상위 5위에 선정됐다. 스포츠 브랜드 중 한국 브랜드로는 젝시믹스가 유일하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젝시믹스는 일본에서 160%가량의 연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일본에서만 100억원대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젝시믹스는 ▲현지 발송 ▲고객 대응 ▲반품·교환 등 현지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법인장은 "제품 리뷰를 보면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빠른 발송과 고급스러운 패키지다"며 "당일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까지 받아볼 수 있도록 판매가 진행되고 있으며 젝시믹스 브랜드 정체성을 극대화한 전용 패키지로 포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7년 안에 한국에 버금가는 매출을 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매출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 소비자에게 친숙한 브랜드가 되는 것으로 한류 열풍에 편승하기보다는 지속력 있는 한국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도쿄(일본)=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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