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하다 숨진 60대, 사인은 '심장비대'…경찰 내사 종결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새벽 배송을 하다가 경기 군포시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쿠팡' 하청업체 배달 기사의 사망 원인이 '심장비대'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구두 소견이 나왔다.

16일 뉴스1에 따르면 국과수는 배달 기사 A씨(60대)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와 관련해 이 같은 구두 소견을 전날 오전 경찰에 전달했다.

심장비대는 심실 벽이 두꺼워짐으로써 심근의 무게가 증가한 상태를 의미한다. 고인의 경우 정상 무게인 350g의 두 배가량까지 커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과 통증, 숨 가쁨 등이다.

A씨는 지난 13일 오전 4시44분쯤 군포시 산본동 소재의 한 빌라 4층 복도에서 쓰러졌다. 이를 목격한 주민이 119에 신고, 구급대원들이 A씨를 병원 이송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한 외상이 없다"며 "심장비대가 사망 원인으로 판단됨에 따라 해당 사건을 내사 종결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씨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노동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택배업은 휴게시간 확보가 어렵고 새벽 배송은 낮 업무보다 더 힘들어 큰 과로를 부른다"며 "업체 쪽이 안전 지침 등을 충분히 준수했는지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인의 아들은 생전 A씨가 소속됐던 택배 전문 배송업체 B물산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아버지의 장례 중임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정치권이 함부로 말하고, 이것이 언론에 유포되는 것은 고인을 잘 보내드려야 하는 가족에게는 아픔"이라며 "노조와 정치권에서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