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美서 北 비핵화 가능성 점점 어려워진다는 평가 있어"(종합2보)
"美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 과거에 비해 조금씩 나오는 건 사실"
"러시아가 대북 군사 지원 시 우리도 결단력 있는 결정 불가피"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김경희 특파원 = 조현동 주미대사는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드는 동시에,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도 이전과 다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 D.C.의 주미 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확히 비중을 말하긴 어렵지만 북한 비핵화 가능성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평가가 있고, 북핵 해결을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과거보다 점점 작아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북한 비핵화 관련 미국 사회의 관심 정도에 대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조 대사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한 미국내 분위기에 대한 김태호 외통위원장(국민의힘)의 후속 질문에는 "그런 논의들이 과거에 비해 조금씩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만큼 한반도의 안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억지력 제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전문가와 학계에서 그런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정상 간 워싱턴선언 합의에 따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서울에서 했고, 연내에 미국에서 2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소개하고, "그런 과정에서 국민이 느끼는 불안이 최소화되도록 최대한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NCG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때 조 바이든 대통령과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면서 창설하기로 한 양자 간 상설 확장억제(미국의 핵우산 제공) 협의체로 지난 7월 첫 회의가 열렸다.
조 대사는 그러나 "대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는 정부의 중요 목표 중 하나"라며 비핵화 외교의 가능성을 끝까지 염두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대사는 지난 13일 미국이 북러간 무기 거래 동향을 상세히 공개하기 전 미국 측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전달받고 사전 협의를 했다고 소개했다.
조 대사는 북한이 대러 무기지원에 대한 반대급부로 모종의 군사지원을 받을 경우 대응 방안에 대해 "러시아가 나름대로 강대국으로서 신중히 대응할 것을 기대한다"며 "만약 그런 상황(러시아의 대북 군사지원)이 생긴다면 우리도 진지하고 결단력 있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정감사에 함께 출석한 황준국 유엔 주재 대사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경우 미국의 반응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안보리(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며 "미국은 강력한 추가 제재를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또 미국의 미수교국인 북한의 주미대사관 기능을 과거 담당했던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와 미국 정부 당국자 간의 이른바 '뉴욕 채널'을 통한 북미 접촉이 최근 몇 년간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기류에 대해 조 대사는 "미국 정부 입장도 가급적 확전은 방지하는 쪽으로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지중해에 두 번째 항모(아이젠하워호)를 파견하는 것은 실제 확전 목적이라기보다 확전 방지 및 전쟁억제에 더 큰 목적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예단을 자제한다면서도 "팔레스타인이나 이스라엘을 제외한 아랍 주요국들의 전쟁 참여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 미국의 관련 노력을 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조 대사는 내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아직 확정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가능성은 상당히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조 대사는 한미원자력협정의 추가 개정으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확보함으로써 한국이 핵무기 제조의 잠재적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미국산 우라늄의) 20% 미만 저농축과 재처리는 협정을 개정하지 않아도 미국과 합의가 되면 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조 대사는 자체 핵무기 개발은 정부 입장이 아니라면서 "우리 정부 입장에서 보면 당장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할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 대사는 지난 4월 미국이 한국 외교안보 분야 고위 관리들의 소통을 감청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 대사관 보안 시스템 강화 조치 여부를 질문받자 "점검을 다 했다"며 "취약성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하고 있고, 카메라 등과 관련한 예산을 신청해 보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jhcho@yna.co.kr,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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