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입 가능성에 확전 우려 고조…이·팔 사망자 4000명 넘어서(종합)

정윤영 기자 2023. 10. 16.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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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상전 임박…"필요시 2개 전선, 그 이상에서 전투"
설리번 "2차 전선, 이란 개입 위험 ↑"…커비 "갈등 확대 우려"
이스라엘 국기가 펄럭이고 있는 모습. 2023.10.1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간 무력 충돌로 사망자 수가 합계 4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란과 레바논이 개입을 시사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AFP와 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지상전 개시가 임박한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향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중동에서 전쟁이 확전할 수 있다고 이란이 경고했다.

현재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하마스)간의 분쟁과는 별개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이란까지,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이란 "이, 팔 사태 개입 가능성 높아...지켜 보지만은 않을 것"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가자지구에서 어린이들을 살해하고 있는 '시오니스트(이스라엘)의 공격이 멈추지 않는다면 역내 모든 관계국들은 방아쇠를 당길 것"이라며 분쟁에 개입을 시사했다.

그는 "역내 새로운 저항 전선이 열릴 가능성과 오늘날 전쟁의 확대에 대한 책임은 직접적으로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에 있을 것"이라면서 "다른 많은 전선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전쟁의 범위가 확대되면 미국에도 막대한 피해가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개입) 옵션은 배제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이 사태에 대해 단순히 옵서버(관찰자)로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전날 모든 이슬람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도울 의무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카타르에서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하마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논의를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자료사진. 2023.08.1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15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사이를 걷고 있다. 23.10.1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 "2차 전선 열리나"…美, 이란·헤즈볼라 개입 가능성 우려

미 백악관과 미 국방부도 이란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갈등이 격화돼 이스라엘 북부에 2차 전선이 열리고 이란이 개입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 새로운 전선이 생길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란이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의 전쟁 개입은) 우리가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위험"이라고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폭스뉴스에 백악관이 "이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헤즈볼라와 같은 또 다른 테러리스트 그룹이 전선을 확대하는 것을 목격하고싶지 않다. 이란 역시 광범위하게 연계됐고, 하마스는 (이란의 지원을 받아) 테러 공격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역시 두 번째 항모전단 배치를 발표하면서 "이번 결정은 전쟁을 확대시키려는 국가 또는 비국가 행위자를 저지하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보여준다"고 했다.

미국은 억지력을 위해 세계 최대 핵 추진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함에 USS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를 타격단에 합류시킬 방침이다. 포드함은 이미 중동 지역에 전진 배치된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과 관련한 유대인 커뮤니티 지도자들과 모임 중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얘기를 하고 있다. 2023.10.12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이스라엘軍 "필요시 2개 전선, 그 이상에서 전투 준비"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필요의 경우 두개의 전선, 그리고 전선이 더 확대돼도 전투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필요하다면 두 전선, 그리고 그 이상 전선에서 싸울 준비가돼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를 최소화하고 테러리스트를 최대로 공격하기 위해 전투 계획을 고안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지상전을 예고하며 110만 명에 달하는 가자 북부 주민들에게 남부로 대피할 것을 명령, 민간인 대피가 확인되면 군사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레바논과 접한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서 전차가 이동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2023.10.12.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쪽 주민들에 대한 대피 시간을 다시 연장한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대피가 확인되면 군사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은 일단 15일에도 주민들의 대피를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110만 명에 달하는 가자 북부 주민들이 짧은 시간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이 1400명·팔 2670명 사망...합계 4070명 희생

한편 지난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에 발생한 무력 충돌 이후 분쟁이 지속되면서 양측 사망자 수는 합계 4000명을 넘어섰다.

하인리히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서 최소 14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에 따른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2670명으로 집계됐고, 부상자 수는 9600명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는 유혈 분쟁 이후 총 4070명이 숨졌다.

무력 분쟁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미국인 29명, 태국인 28명, 프랑스인 19명 등 총 14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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