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손이 참 따뜻했습니다" 국감서 재회한 전 南北외교관
북한과 물밑 외교도 얼음판…"접촉해달라"
"미국만 배불려주는 상황" 경제외교 도마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대사님이 그때 제 손도 잡아주셨는데 대단히 따뜻하더라고요. 대사님 손이 항상 그렇게 온기가 흐르는가요."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마이크를 잡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황준국 주유엔대사를 향한 질의에 앞서 과거 기억 한 자락을 소개했다.
태 의원은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하기 전 약 10년간 영국의 북한대사관 공사로 근무했다. 이날 피감기관장으로 국감에 출석한 황 대사와는 북한과 남한의 외교관으로 먼저 만났다고 한다. 황 대사는 2016년 2월부터 주영대사를 지냈다.
태 의원은 "(황 대사는)제가 영국에서 북한 공사로 근무할 때 영국대사였다"며 "질의하려니 생각나는 것이 제가 북한공사였지만 먼저 다가와 말도걸고 손도 잡아줬다"고 말했다.
과거 남북한의 외교관으로 인연을 맺었다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감에서 재회하자 감회가 남다른 듯 했다. 태 의원은 "오늘은 피감대상이니 세게 (질의)하더라도, 내심 외교 선배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질의가 시작되자 최근 들어서는 남북 대사관 사이 교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태 의원은 "영국에 있을 대 북한외교관과 말할 때 항상 웃고 따뜻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최근 국내TV에 나오는 모습은 대단히 강경하다"며 "남북이 유엔에서 충돌하는 정황이 TV에 많이 나온다. 현장에서 김성 주유엔북한대사에게 식사하자거나 커피 한잔 하자거나 주동적으로 다가간 적 있느냐"고 질의했다.
황 대사는 "아직 없다"며 냉랭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침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전체적으로 북한이 제재를 많이 받으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위축된 것도 있고 스스로 기피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당 소속 김태호 외통위원장도 유엔 차원에서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열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아무리 교착이고 강대 강의 겨울이 이뤄지고 있어도 어떤 형태든 접촉을 이뤄가야 한다는 원칙 속에서 노력을 많이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은 주미대사관, 주유엔대표부, 주뉴욕총영사관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 등 미주담당 외통위원들이 직접 워싱턴으로 찾아왔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국감이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먼저 조현동 주미대사를 상대로 "대개 한국의 핵무장을 이야기할 때 미국 조야에서 부정적 시각이 많았는데, 최근 미 상원 청문회에서 한국의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러한 변화 움직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고 질의했다.
조 대사가 "우리정부 입장은 미국의 핵억제력을 최대한 강화해 한반도 확장 억제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선을 그었음에도 김 위원장은 "그것으로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동북아 정세에 좀 부족하다는 인식이 깔린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또 "핵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결론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어떤 방향이 우리 평화를 위한 담보로 억지력 가질지 고민은 계속 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 유일한 야당 의원이었던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미국에 대한 경제외교가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주장을 부각했다.
김 의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미 반도체법(CHIPS and Science Act)의 수혜를 받는 기업이 중국 등에서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도록 한 '가드레일'(안전장치) 규정이 그대로 확정된 것, 반도체 장비 등 중국 수출규제 예외 적용의 실효성 등을 거듭 문제삼았다.
특히 최근 중국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 메모리 부품이 사용돼 논란이 된 점을 언급하며 "사실 우리가 미국 요구에 따라 반도체 공장을 지어주고 산업활성화나 지역경제에 도움을 엄청 줬는데 그런일 하나로 혹시 미국에 제재받으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 근본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미국에 투자해주고 미국 요청을 다 들어주는데 결국 미국 기업만 배불려주는 그런 상황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더이상 정부가 경제현안에 대해 자화자찬만하고 문제없다고 안일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경제안보와 관련된 문제에서 미국쪽에 강하게,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활동해야 한다"고 조 대사에게 주문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가 사실상 멈춰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실마리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집중 질의했다.
김 의원은 "북한과 러시아의 거래에 대해 우려가 크다, 유감스럽다고 반복한다고 그들의 태도가 변하지는 않는다"며 "능동적으로 움직여야하는데 우리정부와 협의해 미국측에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하거나 설득한 적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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