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한 다가오는데…'발등에 불' 떨어진 인뱅 3사

김국배 2023. 10. 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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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설정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 미달
대출 금리 내려가며 적극 확대
대출 문턱도 낮춰…3사 대출 평균 신용점수 전월보다 18.4점 ↓
당국 "내년 규제 방식은 미정"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을 맞춰야 하는 인터넷은행들이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남은 시한이 많지 않은데 3사 모두 목표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터넷 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를 내리는 등 대출 공급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중·저신용자 대출비율, 신규 취급액으로 기준 바꿔야”

인터넷 은행들은 출범의 주요 목표가 취약 계층 대출 확대였던 만큼 당국에서 연도별로 신용 평점 하위 50% 고객에 대한 대출금 비율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다. 올해 목표치는 케이뱅크가 32%, 카카오뱅크 30%, 토스뱅크 44%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은 케이뱅크 25.3%, 카카오뱅크 28.4%, 토스뱅크 35.6%다. 목표치까지는 케이뱅크는 6.7%포인트, 카카오뱅크는 1.6%포인트, 토스뱅크는 8.4%포인트 모자란다. 그나마 카카오뱅크가 가장 근접했지만 대출 규모를 감안하면 쉽지 않다. 8월 말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는 4조원으로 케이뱅크(2조원)의 2배다. 주택담보대출을 급격히 늘려 중·저신용자 대출에 소홀하단 지적도 받고 있다.

인터넷 은행들은 “무턱대고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확대하면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가뜩이나 고금리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3사의 중·저신용자 평균 연체율은 8월말 기준 2.79%로 6월말(2.46%)보다 0.33%포인트 높아졌다.

일각에선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잔액 기준인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을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들의 경우 중도 상환 수수료가 없다 보니 수시로 상환되는 부분이 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준은 계속 고민하고 있고, 내년 규제 방식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규제 완화부터 강화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뒤늦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나선 인뱅3사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인터넷은행들은 뒤늦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일부터 중·저신용자(KCB 기준 860점 이하)를 대상으로 한 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했다. 최저 금리를 기존 연 4.576%에서 연 4.076%로 낮춘 것이다. 중신용대출 상품은 연소득 2000만원, 재직기간 1년 이상이며 중신용대출 신용평가 요건에 부합되는 근로소득자가 대상이며 최대 한도는 1억원이다. 카카오뱅크가 중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내린 건 올해 초 이어 두 번째다.

케이뱅크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신용대출 플러스’ 금리를 최대 연 1%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이 상품 금리는 최저 연 5.25%로 낮아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추가 금리 인하 등을 포함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역시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에게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고자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정하고 있다”며 “모든 상품에서 중·저신용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게 포용 금융을 폭넓게 운영한 결과 중·저신용자 비중이 가장 높다”고 했다.

인터넷 은행 3사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도 낮추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8월 인터넷 은행 3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 신용 점수는 866.3점이다. 전월(884.7점)보다 18.4점 낮다. 올해 1월(893.7점)과 비교하면 27.4점이나 떨어졌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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