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장애인亞경기대회⑧] "포기 않는 최동원처럼"…'돌아온 태권청년' 드라마는 계속된다
'마음이 서로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Heart to Heart, @Future).' 항저우의 성화가 다시 불타오른다. 오는 22일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가 일주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총 22개 종목, 43개국 선수단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 한국은 종합 2위를 목표로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생애 첫 출전하는 샛별부터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는 베테랑까지. 한국 장애인체육의 메달 지형을 스포티비뉴스가 살펴봤다.
[스포티비뉴스=이천, 박대현 정형근 기자] 장애인태권도의 패럴림픽 데뷔는 생각보다 늦다. 2020년 도쿄 대회에서야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올림픽보다 21년 늦었다.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입성 역시 2023년에 이뤄진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첫 인사를 건넨다.
종주국을 대표해 출전하는 주정훈(29)은 그래서 눈을 반짝인다. "최초의 선수이자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항저우 대회에) 장애인태권도가 처음 도입됐는데 초대 챔피언에 올라 최초, 최고 수식어를 두루 거머쥐고 싶다"며 서글서글하게 웃었다.
도쿄 패럴림픽에서 동메달로 종주국 체면을 세웠다. "시상대에 서니 뭔가 가슴에 차오르는 게 있더라.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따 애국가가 울린다면 (아마) 더 많이 울지 않을까 싶다"며 시상대 맨 위 칸에 오른 자신을 생생히 그렸다.
훈련 초점은 체력 보강이다. 패럴림픽에서 외국 선수와 경쟁이 약(藥)이 됐다. "체력 부족을 자각했다"며 훈련법에 변화를 줬다.
"개인적으로 체력이 나쁜 편이 아니라 생각했다. 그런데 외국 선수들 힘이 워낙 세더라. 경기 중 몸싸움 하면서 체력이 (평소보다) 빨리 소진되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요즘 '저산소실'에서 주로 운동하고 있다. 고산지대에서 훈련하면 산소가 적어 호흡이 가빠지지 않나. 그러한 효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거기서 훈련하면서 체내 산소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장애인태권도는 비장애인 태권도와 달리 안면 타격 점수가 없다. 얼굴을 차지 않는 게 규칙이다. 주정훈은 "그래서 더 빨리 상대 약점을 포착하고 그곳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 다행히 (경기 운용 면에서) 감각이 없진 않다"고 귀띔했다.
"다만 옛날 태권도 방식을 고집하는 게 단점이다. (옛날 방식이라 하면) 차고 피하고 다시 차는 발차기 위주 태권도다. 지금의 전자호구 태권도는 (공격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못 차게 만드는, 약간 '발펜싱' 성격이 강하다"며 남은 기간 약점 보완을 다짐했다.
주정훈은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 대신 할머니 밑에서 컸다. 2살 때 할머니가 지리를 비운 사이 농기구에 오른손이 빨려 들어갔다. 손목 아래를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았다.
태권도는 시련을 낙관하도록 지근거리에서 위로하는 그만의 포숙아였다. 엘리트 선수로서 비장애인 선수와 당당히 겨뤘다. 하나 장애인체육이 활발치 않던 시절이라 어려움은 크고 잦았다. 결국 17살 때 도복을 벗었다. 평범한 경영학도로 두 번째 길을 모색했다. 그럼에도 주정훈은 '송충이'였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살지 않나. 결국 태권도로 돌아왔다. (장애인태권도는) 24살쯤에 시작했다. 2017년 겨울이었다."
"힘들 때 듣는 노래가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이다. 이것도 스포츠가 맺어준 연이다. 야구 영화 '퍼펙트게임'을 보는데 선동열과 최동원이 부상을 입었음에도 연장까지 혈투를 벌였다. 그때 이 노래가 탁 흘러나왔다."
"그 노래와 장면을 접하면서 '그래, 운동선수라면 저 정도 집요함과 간절함이 있어야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 영감을 많이 받았다. 그 이후 휴대폰에 저장해 놓고 비행기 타기 전, 경기하기 전 등 (수시로) 즐겨 듣는다."
올해 시월 주정훈의 세상은 태권도다. 태권도만을 내 세상이라 여기는 그의 목표가 항저우에서 이뤄질지 기대가 모인다. 예고편은 훌륭히 찍었다. 지난달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파라태권도그랑프리에서 한국 장애인태권도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년 전 패럴림픽 동메달 아쉬움을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빛'으로 씻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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