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외면 속 가격 매력 부각” 제약·바이오 IPO ‘꿈틀’… 후속 주자 기대감 ‘高’
큐리옥스바이오 반등에 에스엘에스 ‘300대 1′
바이오 기업 IPO 외면 속 공모가 매력 부각
유투바이오, 큐로셀, 블루엠텍 연내 상장 추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존재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불확실성에서 비롯한 ‘바이오 불신’ 탓에 한때 ‘10대 1′까지도 떨어졌던 바이오 기업의 일반 청약 경쟁률이 최근 ‘300대 1′로까지 올라왔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깨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품질관리 전문기업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345.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바이오 기업 중 세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증시 훈풍’을 타고 활력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지만, 바이오 기업에는 유독 냉혹했다. 지난 2월 올해 첫 바이오 기업 상장 주자로 나섰던 바이오인프라가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1034.7대 1 경쟁률을 기록한 이래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한 곳도 없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바이오 기업에 대한 불신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본다. 수익원 없이 신약 개발 기술을 내세워 시장에 들어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한 곳이 대부분인 탓이다. 증권사 IB본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내실 있는 바이오 기업이 아니면 IPO를 추진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시장의 불신은 여전했다”고 말했다.
특히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 업체 프로테옴텍과 세포분석 장비업체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지난 6월과 8월 각각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데 그쳤다. 프로테옴텍이 35.43대 1로 그나마 나았고,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10.12대 1이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큐리옥스바이오시템즈 이후의 상장 주자로, 당초 시장에선 이 회사 역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참여 기관의 절반 이상이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최하단(8200원) 미만을 써내며 공모가가 7000원에 확정되기도 했다.
반전은 일반 청약 경쟁률 10.12대 1을 기록했던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에서 비롯했다. 지난 8월 10일 상장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이달 13일(종가 4만100원)까지 공모가(1만3000원) 대비 무려 200%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가 가진 세포분석 자동화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동시에 ‘바이오 기업들이 지나치게 저평가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작년 24억원 영업이익을 낸 흑자 바이오 기업이라는 점이 조명됐다.
공모주 투자를 주로 하는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투자자들이 바이오 기업들을 다시 들여다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면서 “특히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수요예측 성적이 저조한 탓에 공모가가 희망 범위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가격 매력이 부각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금리 고점에 대한 기대가 나오는 것도 바이오 기업 투자 심리 회복을 이끌고 있다. 바이오는 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신약을 개발하고 또 임상을 거쳐 사용 승인을 받기까지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시기 신약 개발을 중단한 기업도 많았다.
여기에 유한양행이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는 등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소식이 나오면서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 지수는 이달 초 1만2088에서 13일 현재 1만2529로 4% 가까이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IPO를 앞둔 바이오 기업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연내 상장이 점쳐지는 바이오 기업은 유투바이오, 큐로셀, 블루엠텍 등 3곳이다. 특히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인 큐로셀은 지난달 27일 증권신고서 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도 몸값을 유지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항암제를 포함해 유의미한 신약 연구개발 기업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하반기 제약·바이오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판단한다”면서 “또 비만과 알츠하이머 신약 시장이 조명을 받으면서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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