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체투자 일본 부동산 펀드 손실 위기… 상업용 빌딩 공실률 치솟아

송기영 기자 2023. 10.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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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체투자 부동산 펀드 2개 자산가치 하락
손실 위기에 만기 연장·리파이낸싱 진행
일본 상업용 부동산 침체에 자산가치 회복 난망
조달금리 상승으로 펀드 수익성 악화 전망
'하나대체투자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90호'가 투자한 일본 야마다 전기 하치오지시 지점. /하나대체자산운용 홈페이지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하 하나대체투자)이 설정하고 은행 등이 판매한 일본 부동산 펀드가 손실 위기에 놓였다. 최근 일본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현지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공급 과잉 등으로 정작 상업용 빌딩 공실률은 오르는 실정이다.

하나대체투자는 손실 위기에 놓인 펀드에 대한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및 만기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지원한 ‘하나대체투자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90호(야마다 전기 펀드)’가 만기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손실 위기에 놓였다. 이 펀드는 일본 가전제품 판매사 야마다전기(YAMADA DENKI) 하치오지시 지점이 임차 중인 부동산에 투자한 상품이다. 펀드 운용 기간은 5년이며, 목표 수익률은 연 7% 수준이었다. 2018년 출시돼 다음 달 만기가 도래한다. 이 펀드는 하나은행 등에서 판매됐다.

현재 하나대체투자는 이 펀드에 대한 환매 연장과 리파이낸싱을 진행하고 있다. 만기를 앞두고 펀드가 투자한 부동산 가치가 하락해 매각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당시 하나금융의 홍콩 계열사인 하나글로벌재무유한공사는 일본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이 부동산을 486억원에 매입했다.

이 펀드는 하나금융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판매됐다. 하나생명과 하나캐피탈이 출자자(LP)로 나서 각각 90억원, 40억원을 투자했다. 펀드 설정은 하나대체투자운용이, 리테일 판매는 하나은행이 맡았다. 이 펀드는 개인투자자에게 70억원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파이낸싱과 만기 연장을 위해선 LP의 추가 출자가 필요하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지원한 펀드인 만큼 리파이낸싱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 상업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져 결국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의 첫 공모형 일본 부동산 펀드(하나대체투자일본부동산투자신탁 1호)도 최근 자산가치 하락으로 리파이낸싱 및 만기 연장을 진행했다. 일본 삿포로에 위치한 호텔 및 상가 빌딩 ‘아실 삿포로(ASIL SAPPORO)’에 투자한 펀드다.

2019년 8월 판매해 지난 8월 26일 만기였다. 그러나 이 빌딩의 감정평가 결과 자산가치가 기존 128억2000만엔(약 1150억원)에서 120억엔(약 1076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원금 손실을 보게 됐다. 이 펀드는 신한은행, 유진투자증권 등이 주요 판매사였다.

'하나대체투자일본부동산투자신탁 1호'가 투자한 ‘아실 삿포로(ASIL SAPPORO)’ 개요. /하나대체자산운용 홈페이지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펀드의 수익성은 악화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일본 은행에서 각각 선순위 연 0.77%, 후순위 연 3.60% 고정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리파이낸싱에선 선순위 연 0.84%, 후순위 연 3.73%로 금리가 올랐다. 특히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지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동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앞으로 일본 금리가 인상될 경우 수익성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문제는 일본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현재 일본 도쿄 상업용 빌딩 공실률은 4.5% 수준이다. 현지에선 신규 부동산 공급 증가로 공실률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일본 공실률 증가를 우려해 보유 중인 도쿄 소재 초고층 빌딩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펀드는 모두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설정된 것이라 고위험 상품임에도 당시엔 손실 가능성이 굉장히 낮았다”며 “최근 엔저에 따른 일본 관광객 증가에도 삿포로에는 공실과 임대료 미납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안다. 상업용 빌딩 공실률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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