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위 베트남전’ 클린스만호, 실효성 논란 속 ‘동기부여+밀집 수비 해법 찾기’
KFA는 "밀집 수비 대한 해법 찾기"라고 설명
기회 적었던 선수의 동기부여와 플랜B도 찾아야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지난 13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대승으로 장식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 결장했으나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가 임시 주장으로 견고함을 뽐냈다. 수비에서 김민재가 활약했다면 공격에선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펄펄 날았다.
이강인은 0-0으로 맞선 후반 10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A매치 15번째 경기에서 나온 대표팀 데뷔골이었다. 기세를 탄 이강인은 2분 만에 왼발 슈팅으로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이강인은 후반 22분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후반 추가시간 황의조(31·노리치 시티)가 한 골을 더 보탠 대표팀은 4-0 대승을 거뒀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2연승을 달성했다. 또 5경기 만에 안방 첫 승도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주 만족스럽고 기분 좋은 경기”라며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고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돼 만족스럽다”라고 승리를 기뻐했다. 이어 “앞으로도 매 경기 발전하도록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연승에 성공한 클린스만호의 다음 상대는 베트남. 경기 일정이 확정됐을 때부터 많은 우려를 낳았다. 가장 주된 이유는 베트남의 경쟁력.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26위인 한국과 95위인 베트남의 격차는 크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17승 5무 2패로 크게 앞선다. 마지막 패배는 20년 전인 2003년 10월. 최근 맞대결 역시 2004년 9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에도 2006 FIFA 독일 월드컵 2차 예선에 배정되며 격돌한 결과였다.
베트남의 최근 성적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10월 A매치 2경기에서 중국(80위), 우즈베키스탄(75위)에 모두 졌다. 11월부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이 시작된다. 2024년 1월엔 아시안컵이 개막한다. 실전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을 대비해 밀집 수비를 뚫는 해법을 찾겠다”라며 베트남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경기는 국내에서 열리지만 초청비는 없다”라며 “항공료와 숙박비도 모두 베트남에서 부담한다”라고 전했다.
이미 베트남전은 확정됐다. 클린스만호는 베트남을 상대로 최대한 많은 걸 얻어야 실효성을 입증할 수 있다. 먼저 협회의 설명대로 밀집 수비 파훼법을 찾아야 한다. 대표팀은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싱가포르-괌 승자와 만난다.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선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인 말레이시아와도 격돌한다. 과거 대표팀이 밀집 수비를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확실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아 축구 경험이 적은 만큼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선수단 동기부여다.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을 파악하면서 주축 선수는 그대로 경기에 나섰다. 함께 소집되지만 모든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없다. 이번 베트남전은 선수 운용의 폭을 넓힐 기회다. 또 지난 튀니지전 손흥민의 결장처럼 실전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플랜 B에 대한 계획도 세울 수 있다.
“축구에 강팀은 없다”고 말한 손흥민은 “모든 게 일어날 수 있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승을 통해 좋은 분위기로 아시안컵에 가느냐와 그렇지 않느냐는 큰 차이”라며 “과정과 결과를 모두 얻어 좋은 분위기를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까지 이어 나가겠다”라고 승리를 다짐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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