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미래, 한화 복귀도 토론토 잔류도 아니다… FA 시장서 팀 골라서 간다?

김태우 기자 2023. 10. 16.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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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토와 4년 계약이 끝난 류현진은 다양한 팀에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자원이다 ⓒ연합뉴스/AP통신
▲ 장기 계약이 필요하지 않은 류현진은 우승권 팀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당시 탬파베이를 상대한 토론토의 2차전 선발은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 투수였던 ‘에이스’ 류현진(36)이었다. 그러나 3년의 시간이 지난 뒤, 2023년에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우선 류현진에게 많은 일이 있었다. 근래 3~4년의 시간 동안 자신을 꾸준하게 괴롭힌 팔꿈치 통증이 한계치를 넘어가고 있었다. 결국 2022년 6월,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장기 재활에 돌입했다. 그 사이 류현진이 가지고 있던 ‘에이스’ 타이틀은 다른 선수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토론토는 공격적인 투자로 류현진 없이도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는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다.

팔꿈치 재활을 예상보다 빨리 끝내고 복귀한 류현진은 복귀 후 11번의 선발 등판에서 52이닝을 던지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1년 이상의 공백이 있는 선수임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복귀 무대였다. 하지만 토론토에는 현시점 류현진보다 더 앞서 내세울 수 있는 선발 투수들이 최소 3명은 존재했고, 결국 와일드카드 결정전 로스터에서 류현진의 이름이 빠졌다. 토론토가 디비전시리즈로 가지 못하며 류현진과 토론토의 계약도 그대로 끝이 났다.

이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 엄밀히 따지면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류현진은 전 소속팀이었던 LA 다저스와 6년 계약이 끝난 2018년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었다. 다만 당시도 어깨 부상 재활에서 막 빠져 나온 상황이었고, 대신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자격)를 수락하며 1년 더 팀에 남았다.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류현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의 FA 계약을 했다. 그리고 올해 다시 FA 신분이 됐다.

일단 확실한 것은 하나 있다. 바로 친정팀 한화 복귀 가능성은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2013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갔다. 규정상 KBO리그로 돌아간다면 한화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한화에 대한 애착이 큰 류현진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은 한화에서 할 것”이라는 생각을 누차 밝혀왔다. 하지만 아직은 그 시기가 아니라는 게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 류현진은 현시점에서는 한화 복귀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류현진은 현시점에서는 한화 복귀를 고려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메이저리그에서 조금 더 뛰기를 희망하고 있다. 언젠가는 한화로 돌아가겠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뜻이다. 한화 측은 내심 류현진이 돌아와 팀 선발진의 기둥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지만, 류현진의 뜻이 그런 만큼 관망하는 모양새다.

토론토 잔류 가능성도 떨어진다. 팀 구조상 그렇다. 토론토는 케빈 가우스먼, 호세 베리오스, 기쿠치 유세이, 크리스 배싯까지 4명의 FA 계약 선발 투수들의 계약 기간이 최소 1년 남아있다. 기쿠치가 내년으로 계약이 끝나는 정도다. 여기에 올해 부진했으나 여전히 기대가 큰 알렉 마노아가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오는 신예 선발 투수들의 자리도 생각해야 한다. 굳이 류현진과 계약을 할 이유가 없다. 실제 구체적인 연장 계약 논의 또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직’을 걱정해야 할 상황도 아니다. 류현진은 내년으로 37세가 된다. 적지 않은 나이다. 그러나 올해 팔꿈치 문제에서 자유로워졌음을 증명했다.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도 과시했다. 팔꿈치 수술 후 2년은 대개 회복 기간으로 보는 만큼 스프링트레이닝부터 착실하게 준비할 내년에는 구속이 더 오를 가능성도 크다.

리빌딩 팀이라면 류현진을 선발 로테이션을 이끄는 몫으로 1~2년 원할 가능성이 있고, 우승권 팀이라면 4~5선발 자리에서 짧게 쓰는 선수로 원할 가능성이 있다. 요새 선발 투수 시장이 그렇게 풍족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여전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경력이 그렇게 화려하지 않아도, 선발로 어느 정도 던졌다는 경력만 있으면 연간 800~1000만 달러 정도는 대접을 받을 수 있는 흐름이다.

특히 내년 대권 도전을 노리는 팀들이 류현진의 경험과 반등 가능성을 믿고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있다. 이런 팀들은 보통 1~3선발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4~5선발을 단기 계약으로 채워 승부를 보는 식인데 류현진은 적합한 선수다. 3년 이상의 장기 계약 가능성은 떨어지기에 구단의 향후 페이롤 관리도 수월하다.

꼭 규정이닝이 아닌, 140~150이닝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 관리한다면 충분히 좋은 투구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우승을 노릴 만한 팀들에 그런 투수의 수요가 적지 않아 오히려 적정 가격선에서는 인기 매물이 될 수도 있다. 류현진이 팀을 골라서 갈 수 있다는 의미다. 류현진의 다음 유니폼이 관심을 모은다.

▲ 올 시즌 FA 거취가 관심을 모으는 류현진 ⓒ연합뉴스/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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