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부터 남극·블랙홀 연구"…한국에 없던 과학교육 20년 결실

김인한 기자 2023. 10. 1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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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 학생, 석·박사 과정때부터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 참여'
'이론·실무 능력 겸비' 인재로 성장…연구소 핵심인력으로 거듭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본원 전경. / 사진=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남극 빙하, 블랙홀 관측, 펄스파워 연구'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석·박사생은 대학원 때부터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교과서로 배울 수 없는 연구 노하우를 연구자들에게 직접 전수받고, 대학원 과정부터 필요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과학교육' 프로그램 일환이다. 이를 통해 성장한 인재들은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다.

15일 과학계에 따르면 UST는 올해 출범 20주년을 맞아 석·박사 3465명을 배출했으며 국내 졸업생 대다수가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UST 석·박사생은 30개 국가연구소 인프라를 활용해 교육받고, 대다수가 교육을 받았던 기관에 취업해 연구 를 이어가며 각종 성과를 만들어냈다.
2004년 박사생 때부터 '남극 연구'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한 이강현 극지연구소 미답지연구단장은 2004년 박사과정 때부터 현재까지 남극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극지연구소
"극지연구는 상업적 이익을 내기 위한 연구는 아니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이나 우주용 공학기술 실증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기업이나 대학은 수행하기 어려운 연구 분야다. UST가 없었다면 2004년 박사 과정때부터 극지연구를 계속하기 어려웠다. 또 우리나라 극지연구 경쟁력 제고에 UST 출신 연구자들 역할이 크다."

이강현 극지연구소 미답지연구단장은 UST 역할을 이처럼 강조했다. 이 단장은 2021년 전 세계 7번째 독자 개척한 남극 육상길 '코리안루트' 프로젝트를 총괄한 인물이다. 그는 학위 과정부터 '남극 빙하를 이용한 기후변화·대기오염 분석' 등을 수행하고 있다. 남극 빙하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 기록 등을 복원해 기후변화 해법을 모색하는 연구다.

현재는 미답지(未踏地·아무도 밟지 않은 곳) 연구를 책임지고 있다. 연내 2200㎞ 길이 남극 내륙루트를 개척할 예정이다. 이 단장은 "남극 내륙 개척을 통해 100만년 전 이산화탄소 농도는 어느정도였는지 미래에는 어떻게 변할지 추정하는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며 "인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공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UST의 인재 육성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사과정 6년간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 참여"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한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그룹장은 UST 학위 당시 협력했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과 현재까지도 거듭 협력하고 있다. /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그룹장은 "UST가 출연연에 있는 과학장비를 활용해 학생들을 교육한다"며 "학생들은 학위 과정 때부터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론과 실무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게 UST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했다.

정 그룹장은 2004년 8월부터 6년여간 UST에서 각종 국가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입학 당시 천문연이 KVN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단계였고, 박사 과정때부터 실무 연구자들과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2019년 천문연에서 과학계 최대 화제였던 '인류 최초의 블랙홀 관측' 연구에 우리나라측 핵심인력으로 참여했다. 현재는 '블랙홀 회전 영상' 촬영을 위한 글로벌 연구를 수행 중이다.

그는 "UST 학위과정에서 다른 연구기관에서 연구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있다"며 "당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주파수 관련 연구를 수행했고, 그 네트워킹이 현재까지 이어져 표준연 등과 광대역 초장기선간섭계(VLBI)를 활용해 시간단위 1초를 재정의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했다.
펄스파워 기술이전 20건…UST 교수로 후학 양성도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를 3년 반만에 졸업한 장성록 한국전기연구원 전기물리연구센터장은 펄스파워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거듭났다. / 사진=한국전기연구원
장성록 한국전기연구원 전기물리연구센터장은 2011년 US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UST 재학시절부터 현재까지 펄스파워 연구를 해왔으며 현재는 관련 분야 최고 전문가로 거듭났다. 그는 UST 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이다. 그가 지도한 학생 대다수는 특허 실적, 국제학회 우수논문 선정 등 우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는 "UST의 장점은 출연연에서 공부하고 함께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원들에게 각종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라며 "이론과 실험을 오가면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했다.

장 단장이 연구하는 '펄스파워'는 저압 전력을 장시간 충전해 짧은시간 고압으로 방출하는 에너지 기술이다. 펄스파워는 플라즈마를 이용한 방산, 폐수를 처리하는 환경, 반도체 공정과 신소재 합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그가 현재까지 이전한 기술은 20건에 달한다. 장 단장은 가속기, 레이더, 펄스레이저 등에 들어가는 '싸이라트론'(Thyratron) 스위치를 반도체로 대체할 연구도 수행 중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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