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난 서울이 부럽지가 않아

관리자 2023. 10.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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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을 하기 전에 200시간 이상의 교육을 수료했다.

귀농·귀촌학교라는 곳도 다니면서 농촌으로 들어가 살기 위해 알아야 할 사항들을 많이 배웠다.

농촌은 좁은 곳이어서 '누구 집 딸 누구'로 통하기 때문에 행동거지를 정말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후일담이지만 놀랍게도 당시에 모인 청년 위원들은 거의 대부분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아닌 길거리에 붙은 공고 현수막을 보고 지원했다고 했고, 나 역시 그랬던 터라 농촌의 남다른 모집 방법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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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을 하기 전에 200시간 이상의 교육을 수료했다. 귀농·귀촌학교라는 곳도 다니면서 농촌으로 들어가 살기 위해 알아야 할 사항들을 많이 배웠다.

이때 배운 내용 중에는 농촌과 도시 간 생각의 차이, 그리고 문화의 차이에 대한 것도 있었다. 특히나 젊은 사람이 농촌에 들어갈 경우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예컨대 요즘에는 많은 사람이 스스럼없이 하는 문신도 농촌의 어르신들에게는 소위 ‘무서운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나보다 조금 더 먼저 귀농해 현재 양봉업에 종사하고 있는 귀농 선배 부부의 경우, 소싯적 문신을 했는데 지역에 내려와서는 속이 비치는 셔츠를 입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내게 농촌에 이주했을 때 일종의 신고식 비슷하게 마을회관에 가서 인사도 드리고, 음식도 대접하면 좋다는 가르침도 잘 물려주었다.

다행히 나는 부모님께서 계신 곳으로 귀농해 적응이 조금 더 쉬웠던 것도 있지만, 그래도 처음 보는 모든 분에게 무조건 인사를 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농촌은 좁은 곳이어서 ‘누구 집 딸 누구’로 통하기 때문에 행동거지를 정말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처음 귀농을 했을 땐 농사에 집중하느라 몰랐는데, 평균 연령이 70대인 지역이다보니 주변에서 또래의 청년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행복한 농촌 정착을 위해서는 역시 사람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가 필요했고, 이왕 농촌으로 왔으니 농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 열심히 모임을 찾았다. 그리고 운 좋게도 ‘보성군 청년협의체’ 공고문을 보게 되어 지원했고, 위원으로 선정돼 현재 1년간 활동하는 중이다. 후일담이지만 놀랍게도 당시에 모인 청년 위원들은 거의 대부분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아닌 길거리에 붙은 공고 현수막을 보고 지원했다고 했고, 나 역시 그랬던 터라 농촌의 남다른 모집 방법이 재미있었다.

이 외에도 보성군민 SNS 서포터즈, 동네 작가 등등 다양한 모임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처럼 많은 단체활동으로 지역의 청년·어르신과 대면할 기회도 자주 생겼고, 추천을 통해 강의와 경진대회 출전 등 생소하지만 보람 있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특히 ‘단미회’라는 청년모임을 통해서는 지난달초에 작은 지역축제를 열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아직 여름 기운이 남아 있던 지난달 9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보성군청 앞마당에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아기자기한 축제가 진행됐다. 군청 잔디광장에서는 보증금을 내면 예쁜 텐트와 돗자리를 만원에 빌릴 수도 있어서 한강이 부럽지 않았고, 한편에서는 전라도 엄니들의 솜씨가 한껏 들어가 더욱 맛있는 떡볶이·소떡소떡 등 분식과 볶음밥 등을 맛볼 수 있었다.

핑크색이란 드레스 코드도 있었는데, 핑크색 옷이나 양말·머리핀 등을 한 사람들이 우리 지역에서 난 작두콩·고춧가루·벌꿀 등을 거래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행복했다. 어르신부터 아이들까지 참석자들 모두 근래 열린 로컬축제 중 가장 재미있었다는 말에 힘들었던 기억이 한순간 다 씻겨나가는 기분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지역축제, 더 나아가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정하린 미미파머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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