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또 오른다" 버티기 수요 증가 영향 [부동산 변곡점]

김서온 2023. 10. 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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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부담 커지자 임차수요 속속 전세로 돌아서며 수요 늘어
전세 사기 적은 상급지 아파트 수요 늘면서 매물도 빠르게 소진
"인기 평형대 전세 물건 희소해…한 달 새 2억 오르기도"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월세 부담이 늘면서 다시 전세로 돌아선 수요자들과 가을 이사철이 맞물리면서 전셋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서울 일부 상급지에선 전세 매물도 큰 폭으로 줄었는데, 시중금리 인하 타이밍을 노려 임대차 시장에 새로 진입하거나 머무는 수요로 전셋값이 당분간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세시장은 수요 증가로 매물이 줄면서 서울이 0.01% 상승했다. 신도시는 0.01% 빠졌고, 경기·인천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서울 전세시장은 커진 월세 부담과 비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전세 사기 위험, 상급지 이동 등의 수요로 매물 소진이 빨라졌다. 지역별로는 △마포(0.06%) △동대문(0.04%) △송파(0.03%) △강남(0.02%) △양천(0.02%) 순으로 올랐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아이뉴스24DB]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0.59㎡는 지난 3월 보증금 8억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으나, 지난 7월 보증금 11억원에 임대차 계약이 성사됐다. 월세가 없는 순수 전세 계약으로 5개월 새 보증금이 3억원 올랐다.

인근 B부동산 대표는 "세입자가 나가는 기한에 맞춰 보증금을 빼줘야 해 5000만원~1억원 가량 하향 조정 가능한 매물이 있긴 하지만 올해 초처럼 7~8억원대 매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전세 수요가 늘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임대차법에 따라 계약기간도 보장되는 만큼 급하지 않으면 임대인들이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일원 힐스테이트청계 전용 49.98㎡는 지난달 5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올해 1~2월 보증금 4억원에 3건이 계약됐으나, 올해 기준 지난달 첫 보증금 5억원 매물 거래가 성사됐다.

이 단지 매물을 중개하는 J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중소형 면적대 전세 매물은 인기가 많은데 나와 있는 매물은 없고 대기만 있다"며 "지난달 보증금 6억대에 거래된 매물과 동일한 면적대 매물 소량만 있다. 이마저도 2억 더 줘야 계약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세 매물도 크게 줄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서울 25개 구 중 19개구에서 전세 매물이 감소했다. 새 아파트 공급이 있었던 서울 관악구(1.9%), 마포구(3.8%), 송파구(5.2%), 강동구(25.0%), 강남구(30.0%)에선 늘었지만, 나머지 구에선 전세 물건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난 7월과 비교해 전세 매물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서울 은평구(1930건→814건)로 57.9%가 감소,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 동대문구(1138건→724건) 역시 같은 기간 전세 매물이 36.4% 줄었다. 이어 종로구(31.4%), 강북구(30.3%), 도봉구(23.5%), 노원구(22.5%), 강서구(20.0%) 등이 20% 이상 하락을 보였다.

전세 매물은 줄고, 전세 수요는 늘면서 당분간 전셋값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완화로 전세 대출 여력이 생기면서 수요가 늘었고, 지금의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단기적으론 가을 이사 수요의 증가, 장기적으론 신규입주 물량은 감소와 착공과 분양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전셋값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매매로 돌아서기보다 임대차 시장에서 숨 고르기 또는 버티기하는 수요도 생겨나면서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집값과 금리 상승에 매수 부담이 가중돼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소득과 자금력이 낮은 수요부터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급하게 매수하는 대신 시중금리 인하 시점을 노리면서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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