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잔디 냄새로 향수 만든 스타트업 왁티

송혜진 기자 2023. 10. 16.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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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따라 다른 다섯 가지 향 출시
내달엔 일본 시부야에서도 판매
서울 신사동 SW19 플래그십 스토어. 향수와 핸드크림을 테스트할 수 있다. /왁티

“삼성전자 마케터 시절에 런던 윔블던에 살았어요. 런던 윔블던의 우편번호 SW19이에요. 여기에 착안해서 향수 이름을 붙였어요. 아침 저녁으로 오갈 때마다 그곳 훈련장에서 맡았던 초록빛 잔디 냄새를 향수로 만들었고요.”

왁티는 2016년 설립된 스포츠 콘텐츠 분야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다. 왁티를 창업한 강정훈 대표는 뉴욕대에서 스포츠 비즈니스를 공부했고, 삼성전자에서 해외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했다. 첼시FC 스폰서십, 올림픽 마케팅 등을 했고,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와 구단 후원업무를 했다. 왁티라는 회사를 열고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골스튜디오(GOAL STUDIO)’를 출시했고, 이후 니치향수 브랜드 SW19를 출시했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향’을 보여준다. 새벽6시(6am), 낮 12시(Noon), 오후3시(3pm), 오후 9시(9pm), 깊은밤(Midnight)마다 달라지는 윔블던 공원의 향기를 표현, 5가지 향을 내놨다. 똑같은 풀내음이라도 ‘6am’은 이슬을 머금은 듯 더 싱그럽고, ‘미드나잇’은 머스크향이 어우러져 그윽하다.

강정훈 대표

강 대표는 “향수 브랜드를 처음부터 따로 내려고 했던 건 아녔다”고 했다. 골스튜디오 의류를 사러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에 온 고객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더 강하게 기억시킬 수 있도록 축구장 잔디향기를 맡게 해주고 싶어 공간에 뿌릴 풀냄새 향수를 만든 게 시작이었다. 반응이 뜨거워 고객선물용 사셰(sachet·향을 천으로 감싼 것)도 만들었다. 그래도 “이 향수 뭐냐, 제품으로 팔아달라”는 말을 계속 들었다. 결국 향수 브랜드를 따로 만들게 됐다. 강 대표는 “공간에 뿌리는 향과 사람 몸에 뿌리는 향은 달라서, 다시 개발했다. 프랑스 그라스 지방의 최고급 향료를 만드는 회사, 톱 티어 퍼퓨머와 협업해 완성했다”고 했다.

매장은 신사동 가로수길에 냈다. ‘바이레도’ ‘르라보’ ‘딥티크’ ‘논픽션’ ‘탬버린즈’ ‘이솝’ 같은 향수 매장이 빼곡하게 들어서 경쟁하고 있다. 강 대표는 “매장에서 최대한 남다른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 강점”이라고 했다. 런던과 서울에서 촬영한 향에 대한 세가지 영상을 보여주고, 오래된 괘종시계도 배치했다. 향수병과 뚜껑에 이름도 새겨준다. 전국 신세계백화점 시코르 매장, 파라다이스 인천·부산·제주에도 입점했다. 강 대표는 “11월엔 일본 시부야 유명 편집숍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도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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