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베트남·캄보디아… 국내 유통업체들, 시장 개척 속도전
이마트는 최근 몽골에서 4호점 매장을 냈다. 현지 파트너사는 몽골 현지 유통 업체 ‘알타이그룹’이었다. 몽골 전역에서 수퍼마켓을 오래 운영해 온 몽골 토종 기업이다. 이마트가 몽골 시장 진출을 계획하면서 현지 업체 알타이그룹에게 ‘물건을 파는 ‘수퍼마켓’의 개념 밖에 없는 몽골에 한국식 ‘몰’(mall)을 이식시켜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된 협업이다.
2016년 몽골에 첫 매장을 냈던 이마트는 이 덕분에 지난 9월 수도 울란바토르에 수퍼마켓은 물론, 의류전문매장과 푸드코트까지 갖춘 4호점을 열었다. 키즈카페도 입점시켰다. 몽골 젊은 부모들이 오픈 첫날부터 아이 손을 잡고 ‘우르르’ 매장을 찾았다.
한때 너도나도 중국 시장으로 진출 경쟁을 벌이던 국내 유통업체들이 최근 동북·동남아시아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 업체와 속속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현지 시장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데다, 부지 매입이나 매장 선정 과정에서 각종 까다로운 행정절차 때문에 늘어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동남아시아 등지에 한류가 거세진 만큼, 신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에도 여러모로 좋은 기회이자 조건”이라고 했다.
◇대형마트에 이어 편의점까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몽골 센트럴 익스프레스와 파트너십을 맺어 한국식 편의점을 도입했다. 점포 수 300개가 넘는다. 단순히 현지 업체와 손잡고 매장을 여는데 집중하는 것을 넘어서서, 현지 업체 임원진을 한국에 불러 교육도 한다. 작년엔 10월 몽골 센트럴 익스프레스 임원과 직원 50명이 BGF리테일의 편의점 전용 물류 시설인 중앙물류센터와 삼각김밥이나 간편식을 제조하는 센트럴키친을 방문, 상품연구소에서 매주 평균 50여개씩 신상품을 내놓는 비법을 공부하고 갔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초 몽골에 한국과 동일한 상품 소분·분류 시스템도 도입했다고 한다.
이마트24는 캄보디아 사이손그룹과 손잡고 내년 상반기 중 캄보디아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지난 2021년 말레이시아, 2022년 12월 싱가포르에 이은 세 번째 해외 국가 진출이다. 이마트24는 지난 달 말레이시아에 한국식 ‘배달 서비스 앱’도 오픈했다. 현지 중소 업체들과 연계해 PB상품을 제조하는 노하우도 전달했다.
베트남 현지 업체인 손킴그룹과 각각 30%, 70%의 지분을 투자해 만든 자회사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GS리테일은 현지 업체와 함께 베트남 남부 지역에 진출했다. 5년 만에 점포 211개까지 늘리면서 점유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속도전으로 ‘시장 선점’ 노린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빠른 해외 시장 선점을 위해 해외 업체와 손 잡고 있다. 현지에 기반이 없는 외국 업체가 직접 진출할 경우, 상권 분석을 통한 부지 선정, 물류센터 구축, 납품업체 계약까지 직접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패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체들은 현지 업체에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해 수수료를 받고 이들 매장을 자사 PB 상품이나 한국 상품을 수출하는 거점으로 삼는 전략을 보통 택하고 있다”면서 “인력을 구하는 시간도 현지 업체를 통해 줄일 수 있고, 비용과 자원은 그만큼 시스템과 제품 개발에 쓸 수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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