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자산 쪼개 거래… 토큰 증권, 투자 활성화”
조원동 前청와대 경제수석
“대기업처럼 중소기업들도 소비자와 만날 접점이 넓어지고 이익은 더 커질 것입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블록체인 기술 기반 토큰(디지털자산) 형태 증권의 거래소 대표로 변신했다. 토큰증권(ST·Security Token)이라 불리는 이 증권은 한우·시계·음원·그림 등 다양한 자산을 쪼개 상장한 뒤 거래할 수 있게 해준다. 세계적으로 작년 7월 현재 약 23조원이 발행됐다.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조세연구원장 등을 지낸 조 전 수석은 지난 7월 한국ST거래 대표에 취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토큰증권이 도입되면 중소기업이 어떻게 이익을 본다는 것인가.
“개인 투자자인 소비자들이 중소기업의 자산·생산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대기업에 납품하며 갑을 관계로 종속되기만 했으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투자를 직접 받고 자체 브랜드를 키울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 토큰증권은 코인과 어떻게 다른가.
“코인은 ‘가치의 저장’이라는 화폐적 성격을 갖는다. 그 자산 가치에만 촛점이 맞줘져 투기와 가격 급등 문제가 뒤따랐다. 게다가 코인은 바탕이 되는 실물 자산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격이 폭락해 휴지 조각이 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토큰증권은 바탕에 실물 자산이 있다.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기업이 찍어낸 어음인 ABCP를 거래하는 것과 비슷하다.”
- 기존 증권 거래와 차이점은.
“기존 증권 투자의 경우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 돼야 수익이 보장된다. 부동산 개발 시 대단위일수록 개발사·금융사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ABCP를 찍어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요트 한척, 건물 한채, 소 한마리에도 투자 가능하다.”
- 현재 국내 토큰증권 거래소 진척 상태는.
“한국에서 작년 4월 정부가 ‘토큰증권 발행(STO)’ 로드맵을 공개하고, 법제화를 진행 중이다.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발행과 유통(거래)을 동시에 행할 수 없다. 둘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내 소유 주택 중 방 하나를 알음알음으로 팔 수 있지만, 에어비앤비처럼 대중 상대 거래시스템으로는 팔 수 없는 식이다. 하지만 일본·미국은 발행과 유통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허용했다.”
- 한국ST거래의 목표는.
“증권사 등 여러 곳에서 토큰증권 유통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는 장외거래중개업 인가를 금융당국이 승인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말쯤 인가증이 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수한 거래시스템 개발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1호 인가증을 받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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