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벼르고 벼른 ‘DDR5의 시간’이 온다
‘상반기에는 감산, 연말에는 증산.’
글로벌 시장 둔화로 대대적 감산에 들어갔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다시 메모리 증산을 서두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 반등이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낸드 플래시와 일부 D램에 대한 감산은 계속하지만, DDR5와 같은 고부가 가치 메모리 칩 생산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DDR은 D램 표준 규격으로 데이터 입출력 통로가 하나였던 SDR(싱글)과 달리 입출력 통로가 2개로 속도가 두 배 빠르다. DDR5는 현재 전 세계 D램 시장의 주류인 4세대(DDR4)와 비교해 데이터 용량은 4배, 처리 속도는 2배 높인 최신 세대 D램이다. DDR4에 비해 가격이 최대 40% 비싸다.
DDR5는 올 상반기만 해도 전체 D램 매출에서 한 자릿수(8%)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생성형 AI 수요 증가와 반도체 시장 회복을 계기로 기업들이 성능과 가격에서 월등히 앞서는 DDR5 전환을 서두르면서 빠르게 시장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15일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DDR5 매출 비율은 올 4분기 20%(서버용 D램 기준)를 넘어 내년 51%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3년간 메모리 시장 주류였던 DDR4를 추월한 주력 제품이 되는 것이다.
◇내년 DDR5 판매 비율 51%
반도체 기업들은 일제히 DDR5 증산 준비를 하고 있다. 본격 업황 반등 시점에 고부가 가치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4분기부터 DDR5 생산을 전면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화성에선 DDR4 등 범용 제품, 평택에선 DDR5 등 최신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DDR5 생산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올해 메모리 칩 감산을 선언하며 그 대상을 DDR4와 낸드 플래시 일부 제품으로 제한했다. 지난 5월 12나노급 16Gb(기가비트)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용량을 2배로 늘린 32Gb DDR5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제품은 연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도 “DDR5 수요 증가세에 맞춰 하반기에는 DDR5에 대한 첨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년 세계 최초로 DDR5 양산을 시작한 SK하이닉스도 시장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D램 중 가장 앞선 ‘10나노급 5세대(1b) DDR5′를 개발해 차세대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 인텔에 제공했다. SK하이닉스는 자사 DDR5를 탑재한 인텔 CPU가 역대 최고 성능을 보이면서 향후 서버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본다. 메모리 반도체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도 DDR5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연내 업계를 선도하는 DDR5의 출하를 시작할 것”이며 “내년 초 회사의 DDR5 물량이 업계에서 가장 먼저 DDR4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생성형 AI가 기폭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내년을 ‘DDR5 대중화 원년’으로 보고 있다. 부진에 빠졌던 글로벌 PC 시장이 내년부터 회복세를 탈 가능성이 높고, 데이터센터 서버 교체 수요가 늘면서 DDR5가 주력 메모리로 탑재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AI 서버 투자가 늘면서 고용량, 고성능, 저전력 성능에서 뛰어난 DDR5의 가치도 뛰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 재고를 털어내는 대신 DDR5과 같은 고부가 가치 제품 생산을 늘리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해 14조원가량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10조원 이상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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