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자녀 인생의 황금열쇠 ‘대화’

경기일보 2023. 10. 1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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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한국장애인연기자협회 이사

유독 우리 딸을 예뻐하는 지인 한 분이 있었다. 실제로 딸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또래보다 일찍 철이 든 우리 딸의 일화(?)가 마음에 들었던지 한 번 용돈을 보내주겠다고 계좌번호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당시 유학 중이던 우리 딸은 지인에게 “아직 얼굴도 한 번 뵌 적이 없는 분인데 무턱대고 용돈을 받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아요. 다음에 귀국할 때 찾아뵙고 인사 드린 뒤 받아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지인은 더욱 깜짝 놀라 바로 나에게 전화를 걸어 딸 칭찬을 했다. ‘요즘 애들 같지 않은 말을 한다’는 이유였다. 물론 자식 칭찬을 마다 할 부모가 어디 있겠냐만은 그 당시에는 ‘집에서 하던 대로 가르치고, 배운 대로 말한 건데 그게 그렇게 칭찬할 일인가’라는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몇 년 전 있었던 그때 지인의 마음이 이제야 조금 이해된다. 요즘 어쩌다 만나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정말로 아예 사람을 대하는 법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버릇이나 예절을 따지기 전에 아예 어른 대하는 법을 모르고 불통이 자주 된다는 느낌이다. 아이들이 대화법을 배우지 못하고, 팽배해진 개인주의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배우지 않고서 잘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대화도 마찬가지다. 특히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다른 무엇보다 올바른 대화를 통해 자녀들에게 인생의 가장 소중한 교훈을 가르쳐야 한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빠르면 아동기, 늦으면 청소년기에 사람의 성품, 태도, 예의범절이 정해진다고 한다. 대화란 일이 조금 고되고 피곤하다고 빼먹을 수 있는 일이 아니란 말이다. 빈민구제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제인 애덤스는 화목한 가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 ‘대화’라고 말했다. 설령 주방에서 음식이 타도, 회사를 지각한다 해도 대화를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토록 중요한 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다음은 소통전문가들의 조언을 나의 경험에 비춘 ‘자녀와의 원활한 대화를 위한 5가지 핵심’이다.

①식사 때나 티타임같이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을 정한다. ②시시콜콜한 얘기로 되도록 자주 스몰토크를 나눈다. ③자녀의 말을 중간에 끊지 않는다. ④내 생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도 일단 자녀의 뜻을 존중해 준다. ⑤감정적인 대화가 아닌 서로 솔직한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편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수학에 왕도가 없듯이 대화에도 왕도가 없다. 처음엔 좀 불편하고 어색하더라도 자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서로 간의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부모와 자녀 관계가 될 것이다. 모쪼록 대화는 일방적인 주입이 아닌 서로의 생각과 마음이 오고 가는 통로라고 생각한다. 오고 가는 대화 속에 부모의 바람, 자녀의 진심, 가정의 화목같이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감정들이 오고 가며, 그 어떤 훈계를 할 때보다, 많은 재산을 물려줄 때보다 더 바람직하게 자라가는 자녀의 모습을 지켜보게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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