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민 관객이 지킨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비전 제시 과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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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BIFF 조직 내분과 갈등에 따른 사상 초유의 수장 공백 상태에서 진행된 영화제가 무사히 마무리된 셈이다.
BIFF 주최 측은 이번 영화제 총관객수가 14만24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화제를 지킨 것은 시민과 관객의 힘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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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BIFF 조직 내분과 갈등에 따른 사상 초유의 수장 공백 상태에서 진행된 영화제가 무사히 마무리된 셈이다. 완전 정상화를 위해서는 숙제가 적지 않다. 인적 쇄신에 이은 새로운 방향성 설정과 안정적인 예산 확보 등 과제가 만만찮다. 1996년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올 영화제가 제대로 열릴지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부산 최대 문화축제를 살려야 한다는 각계 노력과 시민적 관심,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실무 인력들의 노고에 힘입어 정상 개최됐다. BIFF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BIFF 주최 측은 이번 영화제 총관객수가 14만24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상 개최된 지난해 총관객수 16만1145명과 비교해 2만 명가량 줄어들었다. 올해 공식 초청작(209편)이 지난해(242편)보다 줄어 빚어진 현상일 수 있다. 대신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FCM)은 최다 참가자를 기록했다. 나흘(10월 7~10일)간 49개국 918개사 2479명의 게스트(국내 1383명·해외 1096명)가 참여해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그 나름은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이번에 LG전자가 우수한 신인 감독을 발굴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LG 올레드 뉴 커런츠’와 ‘LG 올레드 비전’ 두 개의 상을 신설해 시상한 것도 주목받았다.
주최 측은 예산(109억4000만 원)이 평년보다 10%가량 줄어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호소했다. 실제 스크린수가 지난해(6개)보다 2곳 축소된 4곳이었으며 상영 회차도 감소했다. 유효 좌석수는 지난해보다 3만 석 넘게 축소됐다. 그뿐만 아니라 ‘관객이 주도하고 시민이 완성하는’ 커뮤니티비프 예산이 전년 대비 80% 삭감돼 타격이 컸으며, 지난해 17곳에서 열렸던 동네방네비프는 올해 8곳(부산 7곳+서울 국회)으로 대폭 줄었다. 일부 야외 행사에서는 통역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외국인 관객이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BIFF 측은 예산 부족으로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서 규모와 위상이 쪼그라든 원인을 두고 정부 지원과 협찬 감소에 따른 재원 부족 탓만 한다면 무책임하다. 조직 내분에 대한 반성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BIFF는 안정된 진행을 통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고 자평할 만큼 한가롭지 않다. 영화제 정상 개최를 명목으로 그동안 미뤄왔던 문제를 풀어나가는 작업이 요구된다. 스스로 실추시킨 권위를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쏠린 영화계 판도 속에서 영화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고민해야 한다. 혁신위원회가 오는 12월 내놓을 쇄신책을 기다리는 이유다. 위기를 뚫고 시대 흐름을 반영하는 비전을 제시해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영화제를 지킨 것은 시민과 관객의 힘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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