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세리머니’ 韓 이긴 대만 선수, 세리머니하다 역전패
대만 전국체전서 1위 놓쳐
“그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을 때 나는 계속 싸우고 있었다.” 대만의 롤러스케이팅 선수 황위린(28)은 지난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3000m 계주 결승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이 같이 말했다.
황위린이 언급한 ‘그들’은 바로 한국. 정철원(27)은 당시 한국 마지막 주자로 나서 결승선 앞에서 승리를 예감하고 양 팔을 내지르는 세리머니를 했는데, 그사이 황위린이 왼발을 뻗어 막판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대만 대표팀은 4분5초692를 기록, 한국(4분5초702)을 0.01초 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반향은 컸다. 정철원은 ‘경솔한 행동. 사과드리고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한국이 우승했다면 정철원 본인과 동료 최인호(22)는 병역 특례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일본 등 아시아 매체들은 “한국은 큰 실수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연이어 전했다. 반면 황위린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훌륭한 스포츠맨십을 지닌 선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나는 계속 싸웠다”는 의기양양한 수상 소감을 남겼던 황위린도 세리머니 유혹을 떨치진 못했던 모양이다. 이번엔 황위린이 막판 세리머니로 금메달을 놓치는 촌극이 벌어졌다. 황위린이 13일 대만 전국체전 남자 1000m 경기에서 역전을 허용해 1위를 놓쳤다고 대만 금일신문 등이 보도했다. 이날 황위린은 결승선 통과 직전 양 주먹을 쥐는 세리머니를 했고, 그사이 뒤따라오던 자오쯔정(28)이 왼발을 내밀어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황위린(1분27초202)은 자오쯔정에 0.03초 뒤졌다. 세리머니 모습과 상대 왼발까지, 아시안게임의 데자뷔 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11일 전엔 끈기로 기쁨을 누렸던 황위린. 그는 경기 후 “감기에 걸린 후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앞으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했다. 정철원은 “황위린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수도 없이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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