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같은 무대 ‘명불허전’… 콘서트 성황 이룬 김동률

김태언 기자 2023. 10.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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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꺼지고 내 등 뒤로 밀려오는 음악 소리에/천천히 검은 막이 걷혀질 때."

13일 서울 송파구 KSPO 돔(옛 올림픽체조경기장). 곡 'The Concert'(2008년)에 맞춰 가수 김동률(49·사진)의 공연 'Melody'가 시작됐다.

김동률은 "젊었을 때 쓴 곡이 낯간지러워서 못 견디겠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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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공연에 팬 6만여명 찾아
내달 싱글 앨범 출시도 앞둬
“불이 꺼지고 내 등 뒤로 밀려오는 음악 소리에/천천히 검은 막이 걷혀질 때….”

13일 서울 송파구 KSPO 돔(옛 올림픽체조경기장). 곡 ‘The Concert’(2008년)에 맞춰 가수 김동률(49·사진)의 공연 ‘Melody’가 시작됐다. 올해 데뷔 30년을 맞은 그의 차분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목소리에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았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연 그는 7일부터 15일까지 총 6회 콘서트를 통해 관객 6만여 명을 만났다.

김동률은 콘서트에서 자신의 히트곡을 적게 부르는 걸로 유명하지만 이번엔 팬데믹으로 목말랐던 팬들의 오랜 기대를 고려해 이례적으로 대중적인 곡을 여러 곡 선사했다. ‘사랑한다는 말’(2001년)을 시작으로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2001년), ‘이방인’(1996년)을 비롯해 ‘취중진담’(〃), ‘기억의 습작’(1994년)까지 이어졌다. 김동률은 “히트곡이 유독 반가웠다. 저도 이런데 관객들은 얼마나 반가워들 하실까 하는 생각에 듣고 싶을 것 같은 노래들로 채웠다”고 했다.

‘완벽주의자’로 불리는 그의 무대는 명불허전이었다. 40여 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연극처럼 무대를 꾸민 ‘망각’(2001년) ‘연극’(2018년) 등을 노래할 때 풍부한 음색으로 귓전을 울렸다. 김동률이 직접 피아노를 치며 노래한 ‘기억의 습작’에선 특유의 깊은 목소리와 섬세한 떨림까지 그대로 전달됐다.

올해 발표한 댄스곡 ‘황금가면’에서는 댄서들이 등장해 뮤지컬처럼 무대를 구성해 객석 1층에선 관객들이 일어나 춤추기도 했다. 발라드 곡이 주인 그의 공연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된 것.

색다른 느낌으로 편곡해 부른 곡도 적지 않았다. 김동률은 “젊었을 때 쓴 곡이 낯간지러워서 못 견디겠더라”고 했다. 탱고 버전으로 편곡한 ‘아이처럼’(2008년)을 부르고 난 뒤 “후반부를 바꿔봤는데 어떠냐”고 물었다. ‘망각’을 부른 뒤엔 “(잘 알려지지 않아) 아픈 손가락인 곡들을 편곡해 무대에 올리는게 뿌듯하다”고 했다. 김동률은 다음 달 싱글 발매를 알리며 “시간이 오래 걸려도 누군가에게 닿아서 싹이 트고 꽃이 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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