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씻고 정상 열아홉 살 신예
열아홉 살 방신실은 올 시즌 초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압도적 장타를 앞세워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두며 투어에 정식 데뷔했다. 당시 그린 적중률과 평균 타수까지 투어 1위를 달렸다. 데뷔하자마자 팬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녔다.
그러나 첫 우승 이후로는 상위 10위 안에 든 대회가 3번뿐이었다. 특히 지난여름 6월부터 8월까지 컷 탈락을 5번 했다. 9월 말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그는 15일 전북 익산 컨트리클럽(파72·6682야드)에서 열린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4라운드를 선두 황유민(20)에게 1점 뒤진 2위로 출발했다. 이 대회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돼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으로 각 홀 성적에 점수를 매겨 합산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1위(263.67야드)는 물론 이글 1위(5개), 평균 버디 수 2위(3.51)에 올라 있는 방신실에게 잘 맞았다.
이날 방신실은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3위(258.16야드), 평균 버디 수 1위(3.68)를 달리는 신인 황유민과 챔피언조에서 겨뤘다. 황유민 역시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겨 별명이 ‘돌격대장’이다. 둘의 맞대결에 팬들이 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방신실은 버디 7개, 보기 1개로 13점을 쌓아 최종 합계 43점을 기록했다. 반면 황유민은 버디 2개, 보기 4개로 1점도 추가하지 못한 채 공동 4위(31점)로 마쳤다. 이날 8점을 보탠 이소미(24)가 방신실과 9점 차 2위(34점)였다.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방신실은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았다. 상금 랭킹 10위(6억2256만원), 신인상 랭킹 3위를 달렸다. 현재 그린 적중률은 11위(72.98%)이고, 페어웨이 안착률이 114위(59.5%)까지 떨어져 있다.
방신실은 “티샷을 항상 100% 힘으로 치다가 계속 실수가 나와 지난달부터 힘을 빼고 80% 힘으로 치고 있다”며 “10~15m 정도 거리가 줄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아지고 실수가 많이 줄었다”고 했다. 그래도 이날 4라운드에서 280야드 넘는 티샷이 3번 나왔다.
그는 “지난 5월 첫 우승을 하고 나서 컨디션이 워낙 좋아 스스로 기대를 많이 했다”며 “잘하고 싶어서 쫓기는 마음이 있었는데,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았더니 이렇게 값진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오늘은 우승에 대한 마음은 내려놓고 한 타 한 타 최선을 다했다”며 “아버지가 캐디를 맡아주셔서 상의도 많이 하고 긴장도 덜 되어 좋았다”고 했다. KLPGA 투어에서 데뷔 시즌에 다승을 올린 신인 선수는 방신실이 역대 아홉 번째로, 2019년 임희정(23) 이후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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