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스타 누른 마흔 살 베테랑

제네시스챔피언십 우승한 박상현

박상현이 15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티샷하는 모습. /KPGA

마흔 살 베테랑 박상현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스타 임성재(25)를 꺾었다.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킨 임성재를 제치고 마지막 날 역전 우승을 거두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초로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했다.

박상현은 15일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7467야드)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4라운드를 임성재에 3타 뒤진 3위로 출발했다. 1번홀(파4·428야드)부터 칩인버디로 흐름을 탔다. 같은 챔피언조에 속한 임성재, 배용준(23)과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18번홀(파5·545야드)에 들어설 땐 임성재가 선두였고, 박상현과 배용준이 1타 차로 추격 중이었다. 박상현과 배용준이 버디를 잡은 반면, 임성재는 1m가 채 안 되는 버디 퍼트를 놓쳐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 동타를 이뤘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에 그친 임성재가 먼저 탈락했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박상현은 홀까지 230야드 남겨두고 친 4번 아이언샷을 홀 가까이 붙여 이글을 잡아냈다. 1년 6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해 투어 통산 1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상금 3억원을 보탠 박상현은 2005년 투어 데뷔 후 199번째 출전한 이번 대회까지 통산 상금 50억4086만원을 쌓았다. “임성재가 워낙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에 그의 실수를 바라기보다는 스스로 도전적이고 과감하게 경기하려고 했다”며 “경기 초반 바람이 많이 불어 임성재가 확 치고 나가지 못해서 언젠가는 내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 믿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18번홀에선 뒷바람이 불어 큰 도움이 됐다”며 “2등도 잘한 것이지만 내겐 1등밖에 없었고 잘 쳐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박상현은 시즌 상금 랭킹 2위(6억5429만원), 대상 랭킹 4위로 올라섰다. 평균타수(70.07타)와 평균 버디 수(4.32) 1위, 평균 퍼트 수 3위(1.73)를 달린다. “이번 대회 마친 뒤 아시안투어에 집중할 계획이었지만, 코리안투어 대상과 상금왕 기회가 왔기 때문에 아시안투어 출전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리안투어에서 2014년 최저타수상, 2018년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받았다. 일본 투어에서도 2016·2019년 1승씩 올렸다.

롱런 비결에 대해 그는 “부상이 없다면 40대 중반까지 젊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성실하고 연습 열심히 하면 된다. 계속 공부도 해야 한다. 나는 아직도 TV 중계 보면서 다른 선수들을 따라 해보기도 한다. 열정과 관심이 오래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2015년부터 동아제약 후원을 받아 모자에 ‘박카스’ 로고를 달고 뛰는 그에겐 ‘카스 형’이라는 별명도 있다. 그는 이날 우승 인터뷰에서 지난 3일 별세한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에게 감사를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