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美서 한국 핵무장론 논의 늘어...비핵화 가능성 끝까지 염두”

북러 무기 거래 움직임, 백악관 발표 전 사전 협의해

조현동 주미대사는 15일(현지 시각) 이날 워싱턴 D.C.의 주미 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에서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비관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미 조야에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도 더 많이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조현동 주미대사. /워싱턴 공동 특파원단

조 대사는 이날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 사회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질의에 “정확히 비중을 말하긴 어렵지만 북한 비핵화 가능성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평가가 있고, 북핵 해결을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과거보다 점점 작아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대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는 정부의 중요 목표중 하나다. 비핵화 외교의 가능성을 끝까지 염두에 둘 것”이라고 했다.

조 대사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한 미국 내 분위기가 바뀌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논의들이 과거에 비해 조금씩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한반도의 안보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전문가와 학계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 제공이 부족하다는) 그런 지적도 있다”고 했다. 이어 “(한미정상 간 워싱턴선언 합의에 따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서울에서 했고, 연내에 미국에서 2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국민이 느끼는 불안이 최소화되도록 최대한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조 대사는 지난 13일 미 백악관이 북·러간 무기 거래 동향을 공개하기 전 사전에 미측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전달받고 사전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북한이 대러 무기지원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첨단 무기 등 군사 지원을 받을 경우 “만약 그런 상황(러시아의 대북 군사지원)이 생긴다면 우리도 진지하고 결단력있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조 대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기류에 대해 예단을 자제한다면서도 “팔레스타인이나 이스라엘을 제외한 아랍 주요국들의 전쟁 참여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며 “미국 정부 입장도 가급적 확전은 방지하는 쪽으로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