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춘천 청평사 천년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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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선차(禪茶) 문화축제가 10월 14일 춘천 청평사 마당에서 열렸다.
필자는 맛난 나물밥에 말차를 마시고 운 좋게 '청평사에 대한 역사고고학적 연구'를 쓴 홍성익 박사로부터 눈에 잘 띄지 않는 곳까지 안내받았다.
그동안 청평사 부지에서 나온 유물은 죄다 발굴조사기관에서 가져가 정작 현장에서는 단 한점도 볼 수 없으니 허공만 쳐다볼 수밖에.
강원특별자치도와 춘천시는 청평사 유물을 제 자리로 가져 오고, 잘못된 복원을 바로잡아 국가사적 승격부터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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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선차(禪茶) 문화축제가 10월 14일 춘천 청평사 마당에서 열렸다. 장대비 걱정과 달리 헌다례 의식 때 비가 잘 참아줬다. 이후엔 간간이 내려 공연도 순조롭게 이어졌다. 등산복을 입고 스틱을 쥔 채 재빠르게 지나치는 경우도 있긴 했으나, 대개는 따뜻한 황차와 말차를 음미하며 머물렀다. 필자는 맛난 나물밥에 말차를 마시고 운 좋게 ‘청평사에 대한 역사고고학적 연구’를 쓴 홍성익 박사로부터 눈에 잘 띄지 않는 곳까지 안내받았다.
처음 놀란 것은 거의 500년 된 배수구 뚜껑이었다. 산중에 자리 잡은 건물이 폭우 피해가 없도록 석축 사이사이 배수로를 내고 물이 잘 모이도록 다섯개의 구멍을 정으로 쪼아 만든 화강석 덮개가 곳곳에 장치돼 있었다. 1555년 서울 봉은사 주지를 그만두고 청평사로 온 보우 선사가 세심하게 중창했음을 알 수 있었다.
두번째는 보물로 지정된 회전문 나무기둥이 박힌 초석이었다. 사람들 눈에 잘 띄는 앞쪽은 원형으로 매끈하게 잘 다듬었는데 뒷부분은 엉성했다. 회전문 옆에서 잠을 잤다는 정시한 여행기와 돌 모양새를 보면 분명 방이 돼야 할 자리가 통로로 건물이 복원돼 의아한 가운데 시선이 닿는 부분에 더 신경 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여서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마지막은 ‘거사불교’의 원조 이자현 선방 자리였다. 유적발굴조사 결과 땅 아래 1m도 채 되지 않은 깊이에 또 다른 건물지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 위치를 손가락으로 허공에 그으며 가리켰다. 이자현은 축제 타이틀인 ‘천년 고려 숨결로 만나는 청평 유람’의 연원이 되는 고려시대 핵심인물이다. 그동안 청평사 부지에서 나온 유물은 죄다 발굴조사기관에서 가져가 정작 현장에서는 단 한점도 볼 수 없으니 허공만 쳐다볼 수밖에. 일제강점기 청평사 유물이 일본으로 빠져나갔다. 보우선사 조성 ‘청평사 지장보살도’가 현재 오노미치(尾道)시 고묘지(光明寺)에 소장돼 있는 것.
고려시대 정원 역사성까지 보유해 청평사권역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최근 청평사 측에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민간에서 오래 꿔온 이 꿈을 이루려면 지방자치단체 협력이 필수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춘천시는 청평사 유물을 제 자리로 가져 오고, 잘못된 복원을 바로잡아 국가사적 승격부터 해내야 한다. 그런데 오타투성이 도기념물 입간판을 세워놓고 가능할는지 걱정이 앞선다. 박미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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