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소양강댐과 함께한 춘천 50년, 과거 보듬고 100년 미래 그리다

육동한 2023. 10. 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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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댐·의암댐·소양강댐 완공
‘호반의 도시’ 춘천 이미지 얻어
용수·전기 안정적 공급 이면에
실향 수몰민들의 아픔 공존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착공
IT·데이터 관련 기업 유치로
새롭고 미래지향적 발전을
▲ 육동한 춘천시장

춘천은 수향의 도시이다. 춘천댐과 의암댐 그리고 1973년에는 소양강댐까지 차례로 완공되면서, 춘천은 ‘호반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소양강댐이 준공되면서 형성된 거대한 호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매년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소양강댐은 우리나라 성장과 발전을 앞당긴 견인차이기도 하다. 댐의 완공으로 서울과 수도권은 매년 쓸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되었다. 전력 생산도 가능해 수도권 및 중부지역 일원에 전기도 공급하게 되었다.

그런 소양강댐이 올해로 준공 50주년을 맞았다. 소양강댐이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것은 명확한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몰민의 아픈 삶이 존재한다. 춘천·양구·인제에 걸친 여섯개 면, 38개 리가 수몰됐다. 고향을 잃은 분들만 해도 1만 8500여 명에 이른다.

그들의 터전은 오래전 사라졌고 세월이 흐르며 모든 것이 변했지만, 이를 기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수몰민의 삶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오는 10월 20일,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보듬고자 한다. 소양강댐 정상에서 실향비 제막식이 열린다. 그 자리에는 전국에 흩어져 살아가고 있는 실향민 여러분도 함께 그 의미를 나누는 귀한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춘천과 닮은 꼴의 역사를 가진 댐 수몰 지자체와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충주시의회와 주민피해를 위한 공동세미나가 열렸다. 댐 주변 지역 지원사업이 개선되기 위해선 수리권에 대한 종합적인 조정·통합을 비롯해 주민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댐 주변과 상류 지역의 서비스 제공의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댐용수세 신설에 대한 제안이 이어졌다. 앞으로 전국 댐 피해지역이 함께 하는 거버넌스를 갖춰갈 계획이다.

수몰민의 아픈 삶은 시대적 환경적 변화로 인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 실향비 제막식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함과 동시에 미래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 이와 함께 그간의 수몰민들과 댐 소재 지역의 피해를 함께 돌아보고 바로잡는 상생의 방안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50년의 기여와 희생을 넘어 춘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50년, 더 나은 100년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춘천의 수변이 가진 감성적 효과는 이미 검증됐다. 오래전부터, 춘천에는 낭만과 청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왔다. 이제는 과거의 향수에 머무르기보다는 현재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고,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 힐링과 휴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웰니스 관광이 주목받고 있다. 자연경관을 즐기는 중장년 여행객뿐만 아니라, 감성을 소비하는 20~30대 여행자도 증가 추세이다.

소양강댐의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친환경 친수공간 조성으로 이러한 수요를 담아내야 한다. 현재, 소양강댐 선착장에서 청평사까지 6.1㎞ 구간을 잇는 소양강 호수둘레길이 조성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춘천·양구·인제를 아우르는 소양호수권 거점 지구 관광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소양강댐이 가진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는 바로 소양호 가득한 물이 미래첨단산업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소양강댐의 맑은 물은 여름에는 공기보다 차갑고, 겨울에는 더 따뜻한 특징을 지닌다. 이 물의 온도 차이를 이용해 냉·난방 에너지로 쓰는 것이다. 큰 냉방 에너지가 들어가는 데이터센터와 난방 에너지가 필요한 스마트팜 같은 첨단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

현재, 동면 지내리 일원에 조성되는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가 착공을 앞두고 있다. 소양강댐의 수열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탄소중립 단지인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데이터산업 융합밸리, 물-에너지 집적단지, 스마트 첨단 농업단지, 친환경 생태주거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협력업체 및 IT기업 360여 개를 유치할 계획이며, 일자리 창출 효과는 4600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IT 및 데이터 관련 기업 유치를 통해 춘천의 인구증가를 견인하는 한편 지역의 산업 생태계는 첨단지식산업으로 재편될 것이다.

이로 인해, 춘천시가 지향하는 첨단지식산업도시 조성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ICT, 바이오산업뿐만 아니라 지역 농업의 푸드테크로의 전환도 빨라질 것이다. 이것은 춘천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며,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일이다.

이제 과거는 과거대로 명확히 평가하여 정리하되 미래를 보고 준비해야 한다. 소양강댐이 가진 새롭고 미래 지향적 가치를 찾아 지역 발전의 기재로 활용해야 한다. 상생 방안을 지역과 주민이 논의하고, 통합과 유대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다음 세대를 위한 의무이며 당연히 현재 우리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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