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발 '중진 험지 출마론' 어디까지…물갈이 불가피
22대 총선 6개월. 쇄신하는 당이 승리
여야 중진 "인위적 물갈이" 반발 기류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쏘아 올린 '험지 출마론'이 10·11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참패 타격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쇄신을 앞둔 여당 내 '험지 출마론'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각도 나온다. 하 의원발 신호탄은 야당으로도 번지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험지 출마설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찻잔 속 태풍이 될지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3일 <더팩트> 취재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여파로 국민의힘 내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2대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치러진 선거에서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자가 17.15%포인트 차이로 승리를 거두면서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한 중도, 청년 민심까지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여당 지도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대로면 강남 3구 빼고 다 어렵다는 걸 지도부도 절감할 것"이라며 "용산 출신들이 22대 총선에서 영남으로 가면 (영남) 중진들도 거취 압박을 받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장 여당 지도부에서는 중진들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인물 경쟁력이 있는 중진 의원들이 수도권으로 출마해 변화의 바람에 앞장서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10일 "연말쯤에도 또 다른 제2, 제3의 하태경 의원과 같은 우리 당 중진들의 헌신이 충분히 릴레이처럼 이어지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 역시 지난 9일 SBS 라디오에서 "하 의원이 적절한 시기에 아주 적절한 판단을 내려줬다"며 "하 의원이 시작점을 돌파했는데 국민의힘에서 나를 한번 희생하고 당 전체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꽤 불이 타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여당 중진들이 당장 힘을 실어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1대 총선에서 험지로 차출된 후 살아남은 중진 의원이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다. 당시 이혜훈 의원은 서울 서초갑에서 동대문을에, 이종구 의원은 강납갑에서 경기 광주을에, 김용태 의원은 서울 양천을에서 구로을에 나섰지만 모두 민주당 후보에 패배해 낙마했다. 대선주자급으로 평가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서울 광진을에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광진을에서 승부를 펼쳤으나 석패했다. 하 의원 역시 통화에서 "아직까지 힘을 실어주는 사람은 없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TK(대구·경북) 등 영남 지역도 국회의원 되기 어려운데, 왜 자꾸 직을 내려놓으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유권자들이 지역발전 시키라고 뽑았는데 상황이 어렵다고 무작정 수도권으로 가라는 인위적인 물갈이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질세라 야당 역시 쇄신 움직임이 감지된다. 강서구청장 승리 기세를 이어 받아 '정권 심판론'으로 내년 총선까지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당장 이 대표를 앞세운 험지 출마론이 대두되고 있다.
비명계(비이재명계)로 꼽히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를 보면 성남에서 두 번 시장 하고, 경기지사를 했고, 그다음에 국회의원을 했고 바로 또 당대표를 하고 있다"며 "이 정도 기득권을 가진 사람은 당내에 없기 때문에 만일 불출마 또는 타지역으로 가는 것에 대한 선택을 한다면 1순위는 이재명 당대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만약에 이 대표가 대구 같은 험지에 가겠다고 하면 남은 중진들도 따라가겠지만, 이렇게 떠밀릴 순 없다"고 중진 험지 출마론에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박상병 평론가는 "국민의힘에서는 용산 출신 20~30명이 영남행을 준비할 텐데, 영남 중진들은 그대로 아웃되는 것보다 수도권에 와서 당을 위해 헌신하는 그림이 나을 것"이라며 "같은 차원에서 민주당에서도 친명계 의원 등을 물갈이를 할 것이고 여야 인적 쇄신, 공천 쇄신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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