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저는 발롱도르 수상하고 싶습니다, 모드리치와 벤제마처럼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 발롱도르. 이름만 들어도 위대함이 느껴지는 상.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이다.
여기에 공개적으로 발롱도르 수상을 원한다고 선언한 어린 선수가 한 명 있다. 그의 이름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비니시우스다.
23세의 어린 나이. 세계 최강의 팀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공격수이자 축구의 나라 브라질의 미래. 많은 전문가들이 비니시우스에게도 언젠가는 발롱도르의 기회가 올 거로 전망한다. 이대로만 쑥쑥 자란다면 못 받을 이유도 없다.
이런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의 '롤모델'로 따르는 선배가 있다. 지난 10년이 넘도록 발롱도르를 양분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아니다.
2008년 호날두가 첫 발롱도르를 수상한 뒤 2017년까지 호날두와 메시 이외에 그 누구도 발롱도르를 품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인기투표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축구팬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능력이 있다. 호날두와 메시는 '신계'에 입성한 유이한 선수였다. 한 마디로 '절대적인 선수'였다.
사실상 서로를 제외하고 라이벌이 없었다. 수많은 우승과 수많은 득점왕. 세계 축구 역사상 이토록 강한 폭발력을 가진 선수가, 그것도 2명이나 동시대에 존재했던 적이 있었던가.
비니시우스가 그들을 롤모델로 정하지 못한 이유다. 신계에 입성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그런 선수가 나오기 힘들 거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니시우스의 롤모델은 호날두-메시 발롱도르 독주를 첫 번째로 깬 루카 모드리치(2018년)다. 그리고 두 번째로 깬 카림 벤제마(2022년)다. 두 선수 모두 레알 마드리드 선배,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모드리치와 벤제마는 절대적인 선수가 아니더라도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선수들이다. 즉 전 세계 거의 모든 절대적이지 않은 선수들에게 발롱도르를 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긴 롤모델인 것이다.
비니시우스도 거기에 포함됐다. 모드리치와 벤제마는 절대적인 활약 보다는 사실 팀의 승리, 팀의 가치로 발롱도르를 수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그들이 발롱도르를 손에 쥘 수 있었던 건, 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원팀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비니시우스도 이런 발롱도르를 꿈꾼다. 팀 동료들과 함께 하는 발롱도르를. 모드리치와 벤제마처럼 팀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따라온 발롱도르. 이런 발롱도르를 꿈꾸고 있다. 절대적인 선수가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발롱도르의 자격을 누릴 수 있는.
비니시우스는 발롱도르에 대한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선권은 항상 팀에 있습니다. 모드리치처럼. 벤제마처럼. 그들은 항상 호날두에게 모든 도움을 줬고, 트로피를 든 사람도 호날두였습니다. 호날두가 떠난 후에도 우리는 우승을 차지했고, 그들도 발롱도르를 수상했습니다. 그들은 항상 동료들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한 시즌에 60골을 넣는다고 해도, 팀이 이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저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팀이 이기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 누가 발롱도르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느 날에는, 모드리치처럼, 벤제마처럼 저도 왕관을 쓸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상상합니다. 이것이 저의 꿈입니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비니시우스, 카림 벤제마, 루카 모드리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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