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與, 등 떠밀려 쇄신… 진짜 문제 외면하고 시늉 그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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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임명직 당직자 8명이 주말인 그제 사퇴했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이 그대로 자리를 유지한 채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주요 임명직 당직자들이 사퇴한 것이다.
임명직 당직자 일괄 사퇴는 보선 참패에 따른 지도부 전면 쇄신을 피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놓은 수습책으로 보이지만 그것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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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직 당직자 일괄 사퇴는 보선 참패에 따른 지도부 전면 쇄신을 피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놓은 수습책으로 보이지만 그것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 안팎의 위기감 확산과 거센 쇄신 요구에도 어떻게든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해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은 막겠다는 몸부림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보선 패배 이틀이 지나도록 지도부 거취에는 입을 다문 채 당초 내놓겠다던 당 쇄신안 발표도 미룬 국민의힘이다. 그런 여당을 두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여론이 들끓자 떠밀리듯 내놓은 것이 임명직 사퇴라는 쇄신 시늉 내기인 것이다.
이런 미봉책조차 늦어진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주문한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를 두고 지도부가 대통령실 눈치를 보며 물밑 조율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 대표가 물러나면 어렵사리 구축한 윤 대통령의 여당 직할 체제가 무너질 것인 만큼 일부 임명직에 친윤(친윤석열) 색깔이 덜한 인사를 앉혀 일단 내부 반발을 다독이자는 구상이겠지만, 당내에선 당장 “그런 꼬리 자르기로 수습이 되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사실 이번 보선 참패의 가장 큰 책임은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 스타일에 있겠지만 그 못지않게 ‘용산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에 안주했던 여당 지도부의 책임도 크다. 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자를 윤 대통령이 사면해 출마의 길을 터주자 여당은 군말 없이 후보로 공천했다. 그 결과 나온 위기의 경보음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대통령실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있다. 이처럼 대통령실에 수직적으로 종속된 정당에 무슨 진정성 있는 변화를 기대하겠는가.
여당의 쇄신은 대통령실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회복하는 것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은 질식할 것 같은 당내 공기부터 바꿔야 한다. 친윤 일색의 지도부에다 완장 찬 군기 반장들이 득세하는 터에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모습이 보일 리 없다. 쇄신에는 희생과 진통도 따른다. 하지만 근본적 체질 개선 없인 6개월 뒤 더욱 뼈아픈 결과에 직면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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