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리그] 세종에서 만난 前 B.리거 박재현, 그가 전한 한국 농구의 아쉬운 점

세종/정병민 2023. 10. 1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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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세종/정병민 인터넷기자] 박재현이 일일 클리닉 강사로 함께했다.

15일 세종시 연세맥스스포츠센터에서는 2023 농구 유·청소년클럽리그(i-League) 일일클리닉이 개최됐다.

경기도 평택과 오산에서 진행됐던 6회차에 이어, 7회차엔 前 서울 SK 이현준 코치와 前 울산 모비스 피버스 김주성 선수가 일일 강사로 함께 했다. 그리고 반가운 얼굴의 또 한 명의 일일 강사가 등장했다. 바로 최근까지 일본 B.리그 니가타 알비렉스 소속으로 무대를 누볐던 박재현.

패스, 드리블, 슛 중 드리블을 담당한 박재현은 기초부터 심화 과정까지 커리큘럼을 정립해 아이들에게 실전에 필요한 덕목들을 세세하게 알려줬다. 한눈에 보기에도 어려운 동작들이 많았지만, 아이들은 열정적인 박재현의 태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드리블 스킬을 흡수했다.

아이들 모습에 박재현도 탄력받아 개개인 1대1 맞춤 지도로 반응하며 잘한 점은 칭찬, 아쉬운 점은 철저하게 알려줬다.

교육 종료 후 박재현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들이 출중했다. 그래서 처음 준비한 부분보다 높은 커리큘럼을 제공했는데, 그래도 잘 따라와 줘서 좋은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실력적으로 향상하면 앞으로 더욱 농구에 재미를 붙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때문에 실전적인 방향으로 지도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박재현은 일일 강사로 나서 유소년 지도한 경험이 이날 함께한 코치에 비하면 확실히 적다. 일일 클리닉에 참가한 것도 이번이 처음. 하지만 유소년 지도자의 박재현은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똑같이 무한 반복되는 질문 세례에도 천천히 개념부터 설명해 주면서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냈고, 수업 참여를 유도하는 모습이 완벽한 지도자의 모습이었다. 선수 시절 못지않은 열정적인 자세는 기본이었다.

박재현은 “선수를 그만하려 마음먹고, 유소년 지도 쪽으로 들어와서 천천히 시작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순수한 모습이 나 스스로에게도 큰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다. 오늘도 정말 좋았다”며 첫 일일클리닉 참가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박재현은 “기본 기술은 어디서든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다. 난 거기에 실전 응용 기술을 더했다. 아이들이 많은 역량을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아이들의 기술 향상과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前 프로농구 선수들과 코치진들이 팔을 걷어붙이는 훈훈한 장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만큼 여전히 현장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박재현도 이를 느꼈다.

박재현은 “더 세밀하게, 디테일하게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체계적으로 준비하면 운영도 수월할 것이다. 무엇보다 홍보가 아쉬운 것 같다. 뛰어난 코치진들과 이러한 우수한 환경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홍보만 진행되면 스스로 찾아오는 아이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현역 선수로 생활을 이어오던 박재현이 일일 클리닉 현장에 등장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대개 일일클리닉은 은퇴한 프로 선수나 현 중고등학교 코치진들이 함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

박재현은 B.리그 니가타 알비렉스 BB에서 영입 제안을 받아 KBL 최초로 시즌 도중 이적 사례를 기록한 선수다. KCC 소속에서 알비렉스로, 지난 2월엔 캐롯(현 소노)과의 2대1 트레이드도 진행됐다.

일본에서 뛰는 사이, FA로 풀렸지만 캐롯(현 소노)을 포함한 나머지 구단들과 계약을 성사하지 않았다.

박재현은 “사실, 한국에서도 계약을 맺을 수 있었는데 일본에서도 배울 게 많다고 생각했다”며 운을 뗐다.

계속해 박재현은 “일본 시장이 점점 커지다 보니 아시아 쿼터로 귀화 선수들과 경쟁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구단들이 가드를 많이 선호하지 않았다. 좋은 오퍼를 받지 못해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었는데 나는 은퇴 계획을 미리 잡아놓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일본에서 오랜 시간을 소화한 것은 아니지만, 박재현도 B.리그 소속으로 몸소 경험한 바가 많다고 전했다. 최근에도 이대성, 장민국, 박세진 등 많은 선수들이 B.리그로 넘어가 기회를 보장받고 본인들의 역량을 표출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17년 만에 노메달을 기록했고, 농구계에선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경쟁국이었던 나라들과의 격차도 서서히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박재현도 이에 의견을 표했다.

박재현은 “한국 농구가 아쉬움이 있다. 그러한 아쉬움이 유소년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에 가면 경쟁력을 확실히 갖추고 진출해야 하는데 그 경쟁력이란 부분이 개인 스킬이 아닌 전술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도자 성향에 따라 전술 변화에 녹아들 수 있다”고 전했다.

연이어 그는 “근데 사실상 한국 농구는 전술에 대한 훈련이 되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추세대로 용어나 전술을 이행할 수 있는 능력도 정착되어야 한다. 해외 진출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자꾸 늘어나면서 그런 문화를 수용해야 하고. 이에 따라 해외 진출 가능성을 늘려줄 수 있는 사람들도 많아져야 생각한다. 그게 한국 농구 발전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재현은 한국 농구 발전과 유소년 아이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박재현은 “현재 시작 단계가 유소년일 뿐,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엘리트 모든 부분 상관없이 도움 되는 모든 곳에서 내 역량을 펼치고 싶다. 그리고 그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디든 달려갈 생각이다. 개인적인 인생 목표가 해외에 스포츠 아카데미를 만드는 것인데 꾸준히 한국 농구에 이바지하며 시장을 들여다봐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며 인터뷰를 끝마쳤다.

#사진_점프볼 DB, 정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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