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쥐꼬리, 월세는 ‘강남급’…살고 싶은 곳 1위 ‘이곳’ 다 떠나네
‘제주살이’ 열풍 뚝 꺾이면서
14년만에 유입보다 유출 늘어
저임금에 높은 생활비 부담돼
40대 이하 청년 이탈 두드러져
도, 2천억 들여 인구잡기 총력
1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들어오는 인구(전입)보다 나가는 인구(전출)가 많아진 제주는 9월까지 총 1026명의 순유출을 보이고 있다. 주민등록인구도 올해 9월 기준 67만6317명으로 지난해 말(67만8159명)과 비교해 1842명 줄었다.
제주에서 인구 순유출이 발생한 것은 1015명이 빠져나갔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2014년에는 순유입 인구가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역대 최다인 1만4632명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제주살이 열풍이 유행처럼 불던 때였다.
그러나 2017년을 기점으로 상승 곡선이 꺾여 순유입 규모가 점차 감소 추세를 보였고, 결국 올해 들어 연초부터 순유출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발표한 ‘제주지역 청년인구 순유출 분석 자료’에서 “(청년층 유출이 많아진 것은) 저임금 등 열악한 근로환경과 높은 생활물가, 주거비용 부담, 자영업 불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018년 제주에 이주했다가 지난해 고향 인천으로 돌아간 이모 씨(33·여)는 “구직 중 제주의 한 축산물 업체에 합격했다. 당시 제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던 터라 선뜻 제주행을 결심했었다”며 “하지만 막상 제주살이를 하다보니 높은 집세와 물가 등 200만원대 월급으로는 생활하기가 힘든데다 교류하는 지인들의 범위도 협소해지면서 고립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항공사에 일자리를 얻어 올해 고향 제주를 떠나 충북 청주에 정착한 정모 씨(33)는 “고향을 떠나는데 고민이 많았지만 제주에서는 이 정도 임금을 받는 일자리가 없을 거라고 판단하고 결국 네 식구가 청주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위기감을 느낀 제주도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인구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5월 ‘인구정책 시행계획’을 발표, 총 2075억원을 투입해 △저출산 대응 △경제활동인구 확충 △고령사회 대비 △지역공동체 조성을 핵심으로 하는 4대 전략·66개 세부 과제를 시행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 밖에도 민선8기 제주도정이 중점 추진하는 그린수소와 우주, 바이오, UAM 등 새로운 산업 육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책도 잇따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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