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기현 체제 유지 가닥…金 "총선에 정치생명 건다"

한기호 2023. 10. 1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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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시간 반 긴급의총서 30명↑ 발언…金사퇴론 일부, 대부분은 "분열보다 단합"
金체제서 통합형 당직개편·혁신 추진…비윤-수도권-충청권 전진배치 방침
金 마무리발언서 "총선 지면 공멸, 정치생명 건다" 책임 피력…논쟁 종식은 글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임명직 주요당직에서 사퇴한 유상범, 강민국, 이철규, 박성민 의원 등과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완패 나흘 만인 15일 당내 논의를 거쳐 김기현 당대표 체제 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역과 친윤(親윤석열)·비윤(非尹) 계파색 등을 안배한 '통합형 당직개편'이 예고됐다. 김기현 대표는 총선 승패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배수진을 쳤다는 후문이다.

'수도권 위기'를 확인한 뒤 '임명직 당직자 사퇴'를 결정한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쯤부터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약 4시간 반 의견을 나눴다. 30명을 넘는 의원이 발언했으며, 대부분은 '분열보다 단합'을 이야기했고 김 대표 사퇴를 직접 촉구하거나 대통령실을 겨냥한 의원은 3~4명 정도로 전해졌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을 만나 "김 대표를 중심으로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받들어 변화와 쇄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고, 정책정당의 면모를 일신해 민생경제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특히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혁신 구상에 대해선 "당의 혁신 기구와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할 계획도 말씀하셨다. 당직 개편과 관련해선 통합형 당직개편을 하겠다고 말했다. 당과 정부의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내 소통을 강화해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분들 의견을 의사결정 전에 수렴하는 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전체적으로 제가 발표한 내용에 최종적으로 컨센서스(구성원 간 암묵적 합의 내지 동의)를 이뤘다"고 부연했다.

의총 과정에서 지도부 사퇴론이 나온 데 대해 윤재옥 원내대표는 "여러 다양한 의견 있었지만 의총에서 있었던 이런 저런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임명직 당직자 사퇴가 '꼬리자르기'란 비판엔 "야당의 주장"이라며 "총선승리를 위해 우리 당이 어떻게 가야할지 앞으로 국민적 요구에 응답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의총장을 나선 김 대표는 당대표실로 향하던 중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의총 결론은 윤 원내대표의 발표에 일임하면서도 향후 인선에 대해 "통합형, 그리고 수도권, 충청권을 중심으로 전진배치된 형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당직에서 사퇴한 인물이 다시 인선될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김 대표는 의총 마무리발언만 약 40분 했으며, 이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서 지면 공멸한다", "내가 책임진다", "총선에서 이길 것이고 지면 정치생명을 걸겠다" 등의 각오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총선 패배 시 책임지고 정계은퇴' 발언으로 알려졌지만 직접 '정계은퇴'를 단언하진 않았다는 후문이다.

다만 장외에서 입씨름이 벌어진 만큼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부산 5선 중진인 서병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에게 묻는다.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있나"라며 그럴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고, 있다면 다시 시작하라며 수평적 당-대통령실 관계 정립을 촉구했다.

충남 4선 중진 홍문표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적당한 개혁'으론 원외당협위원장들이 연판장을 돌리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친윤(親윤석열)계 초선 이용 의원은 서병수·홍문표 의원을 직접 거명하며 "중진으로 있으시면서도 이럴 때만 공개적으로 나서는 모습에 비통함마저 느낀다"며 거꾸로 책임을 물었다.

지도부 선출직인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때다 싶어 대통령을 흔들고, 본인들의 공천 기득권을 확보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라며 "어려운 선거라고 뒤로 물러나 훈수만 두던 웰빙들, 야당과 싸울 때는 발을 빼고 방송 출연도 안 하다가 뒤늦게 신나서 떠드는 기회주의자들이 쇄신 흐름에 올라탈 자격이 있나"라고 일갈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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