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임명직 당직자 사퇴, 쇄신은 계속돼야 한다 [사설]
국민의힘이 사무총장을 비롯한 임명직 당직자 교체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쇄신 인사를 끝낼 모양이다. 14일 임명직 당직자는 지도부에서 사퇴했지만, 선출직인 김기현 당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최고위원 5명은 그대로 남았다. 1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김 대표 중심 체제'를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그러나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면 국민과 당원이 직접 지도부로 뽑아준 선출직 책임이 훨씬 크다고 할 것이다. 임명직만 바꾸는 '찔끔 쇄신'으로 쇄신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 대표는 쇄신을 위해 당의 혁신기구와 총선기획단을 출범하고 인재영입위원회도 구성할 것이라고 했는데, 혁신 시늉에 그쳐서는 안 된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일갈했듯이 진정성 없는 쇄신은 국민이 꿰뚫어 보는 법이다.
여당은 그동안 존재감이 너무 없었다. 대통령실의 의중을 이행하는 데 집중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 111명은 헌법에 따라 각자가 모두 국민의 대표 기관이다. 대통령실과 정부에 잘못이 있으면 쓴소리하는 걸 당연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될 수 있으나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대통령실에서 참모들이 여러 이견을 숙의할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동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조차 백악관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이견을 말하는 게 어렵다고 했다. 백악관 참모들이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데다 대통령 신임을 얻기 위해 듣기 좋은 말만 골라 하게 된다고 했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조차 대통령실에 쓴소리를 못 한다면 국민 눈에는 대통령의 존재감이 너무 커진다. 특히 일방적이란 오해를 주게 되고 대통령에게 책임만 지울 수 있다. 지금이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김 대표는 자신할 수 있는가.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김 대표를 비롯한 선출직에게 있다. 제대로 쇄신할 자신이 없다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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