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1000개 분량”…북한, 러시아에 탄약 주고 최신 전투기 받나

북→러 무기 전달 상세 정보 공개
金-푸틴 정상회담 전에 이미 무기 전달
美 VOA “北나진항에 대형선박 4척 입항”
북러 최단항로...러시아가 3호 부두 운영권

북한이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가 열리기 전에 이미 대량의 무기를 러시아에 공급했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다. 미 정부는 관련 사진까지 공개하면서 북러간 무기 거래를 강력히 비판하고 추가 제재를 단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전달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최근 몇 주 간 북한은 러시아에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러시아가 해당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이 전한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 선박이 지난달 북한 나진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 동부 두나이로 이동했으며 이어 철도로 러시아 서남부 티호레츠크에 있는 탄약고로 옮겨졌다. 나진항은 러시아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북한 항구로 러시아는 나진항 1~4호 부두 가운데 3호 부두 운영권을 갖고 있다.

미 NSC가 공개한 3장의 사진 중 하나는 9월 8일 북한 나진항 부두에 20피트(ft) 컨테이너 약 300개가 쌓여있는 모습이다. 9월 12일 촬영된 사진에는 약 300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온 러시아 국적 선박 앙가라호가 러시아 동부 두나이항에 정박해 있다. 10월 1일 사진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열차가 러시아 티호레츠크에 있는 탄약고에 도착했다. 탄약고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90km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커비 조정관 설명대로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9월 13일)을 위해 러시아로 출발하기 전인 지난달 10일에 이미 무기 지원 결정과 준비가 끝난 셈이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고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해하는 데 사용할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한 북한을 규탄한다”며 앞으로 북러 무기 거래를 돕는 이들을 추가로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제재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반대 급부로 제공할 지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북한이 전투기, 지대공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장비, 기타 물자와 첨단기술을 포함한 군사 지원을 러시아에서 얻으려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러간 무기 거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앞으로도 유엔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상업 위성 서비스 ‘플래닛랩스’가 지난 12일 나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도 11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VOA는 “이 곳(나진항)에 처음으로 대형 선박인 정박한 것은 지난 8월 26일”이라며 “(이날부터)지난 14일까지 정박한 길이 100m 이상 선박은 모두 4척”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전격적으로 상세한 정보를 공개한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높여 북러간의 후속 거래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또 이달 중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간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중국이 대러 무기지원에 나서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목적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외교부는 북러 무기 거래에 대해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한반도 평화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 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을 포함한 우방국들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러북 간 무기거래를 비롯한 군사협력 동향을 지속 주시하면서 추가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적인 다자·독자 제재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