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연출가·소프라노 뭉쳤다…최고의 야외 오페라 ‘자신만만’
10여년 전 조연출·단역으로 인연
표, 초보자도 즐기는 연출로 명성
박, 메트 등 세계무대 활약 이어와
서로에 ‘선생님’ 호칭 써가며 깍듯
끝없는 작품탐구… ‘찰떡호흡’ 자랑
“관객에 잊지 못할 작품 선보일 것”
“맞아요. 완전 저랑 똑같은 캐릭터예요(성격이에요). 불 같은 캐릭터.”(표현진)
오는 21∼22일 서울 용산구 한강 노들섬에서 열릴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연출하는 표현진(42)과 주인공 ‘로지나’ 역으로 2016년 이후 7년 만에 국내 무대에 서는 소프라노 박혜상(35)이다.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여념이 없는 두 사람을 최근 노들섬에서 만났다.
박혜상은 2020년 세계적 음반사 도이체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맺고 이듬해 성악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메트)에 주역으로 선 이후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번 노들섬 오페라 공연이 두 사람의 조합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으는 이유다.
“저는 작품을 해석할 때나 연기할 때 이해가 되지 않으면 항상 물어봐요. 단순한 연기도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한 다음 하는 것과 ‘그냥 단순하게 해야지’ 하고 하는 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질문하고 요구한 게 많았는데 잘 받아주셔서 감사했어요.”(박혜상)
그렇게 서로 이견을 좁히고 이해의 폭을 넓힌 후에는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연출가와 출연진 모두에게 쉽지 않은 야외 공연에서 최고의 무대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표현진도 “오페라가 재미없을 때는 가수(배우)가 노래만 신경쓰고 엉뚱한 연기를 할 때”라며 “그런 면에서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작품을 탐구하고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려는 선생님이 더 돋보인다”고 박혜상을 높이 평가했다.
3수 끝에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 들어가고, 졸업 후에도 오랜 기간 단역을 전전하던 박혜상이 해외 유명 극장들에서 러브콜(출연 제의)이 잇따르는 ‘월드 클래스(세계적 수준)’ 성악가가 된 건 이런 자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다만 월드 클래스 소프라노란 평가에 부담스러워했다. “그런 얘길 들으면 어디 들어가서 숨고 싶을 정도로 부족한 사람이에요. 물론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건 감사하죠. (그런 평가가) 부담될 때는 명상도 하면서 압박감을 안 받으려고 합니다. 자신감이 있어야 노래도 잘 나오거든요. (한편으론) 그런 평가들이 ‘주위의 믿음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그만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자극제가 되기도 합니다.”(웃음)
앞으로 이들의 꿈이 궁금했다. 박혜상은 “조수미·신영옥·홍혜경 같은 선생님들 덕분에 내가 이 자리까지 온 것처럼 후배들이 (나보다) 더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을 닦아주고 싶다”며 후배 가수들과 국내 오페라 활성화를 위해 자신의 역량을 다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표현진은 “국내외 관객이 모두 좋아할 만한 (한국적 소재와 우리말로 하는) 멋진 창작오페라를 만드는 게 나의 숙명이고 사명”이라며 “그런 날이 오길 정말 고대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언젠가 세계적인 창작오페라로 함께 하길 소망하며 연습실로 향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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