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닦듯 무한 선긋기… 韓 추상미술에 큰 획 [고인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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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거장'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14일 별세했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개인전을 열었던 그의 작품들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홍콩 M+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2021년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뷔통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박 화백의 작품을 이용한 핸드백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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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 연작으로 변화 거듭해와
아흔 넘어서도 작업 ‘열정’ 가득
암 투병 중에도 “한 줄이라도 더”
미술계 추모 물결… 17일 발인식
‘단색화 거장’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그는 2010년 회고전 간담회에서 “묘법은 도(道) 닦듯이 하는 작업”이라며 “그림이란 작가의 생각을 토해내는 마당이 아니라 나를 비워내는 마당이며 내가 나를 비우기 위해 수없이 수련하는 과정이 바로 묘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개인전을 열었던 그의 작품들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홍콩 M+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1962∼1997년 모교인 홍익대에서 후학을 양성했으며 홍익대 미대 학장(1986∼1990)과 한국미술협회 이사장(1977∼1980) 등을 지냈다.
국민훈장 석류장(1984년)과 옥관문화훈장(1994), 은관문화훈장(2011), 금관문화훈장(2021) 등을 받았고, 제64회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뷔통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박 화백의 작품을 이용한 핸드백을 내놓기도 했다.
아흔을 넘어선 나이에도 작업을 계속했던 박 화백은 올해 2월 페이스북을 통해 폐암 3기 진단 사실을 스스로 밝히며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는 글로 작업 의지를 드러냈다.
고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제주도 서귀포시 JW메리어트호텔 부지에 지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기공식에서 그는 “이곳을 찾아와 관람하는 사람들이 마음속 응어리를 풀며 치유하는 미술관으로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명숙씨와 2남 1녀가 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유재석, 김희선, 오은영 등 문화계 인사들의 조화도 눈에 띄었다. 유 장관은 15일 오후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빈소에는 최명연 전 홍익대 교수, 이열 홍익대 교수, 김용대 전 이화여대 교수, 이강소 작가, 김영순 전 부산시립미술관장 등 제자와 미술계 인사들의 추모 행렬도 끊이지 않았다. 독일 스튜디오 보엠의 프랭크 보엠 등 해외 큐레이터들도 빈소를 찾았다. 보엠 큐레이터는 “4∼5년 전 독일에서 큰 전시가 열렸을 때 박 화백을 처음 만났다”며 “그는 떠났지만 그의 놀라운 작품들은 계속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화백의 추모식은 16일 진행된다. 발인은 17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 파크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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