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도 꿋꿋하게… 멈추지 않은 ‘돌부처’
정필재 2023. 10. 15. 21:54
오승환, KBO 최초 400세이브
SSG 상대 시즌 마지막 홈경기
8회 등판해 실점 없이 마무리
2023년 시즌 초반 흔들린 구위에
선발도 뛰고 2군서도 ‘구슬땀’
한·미·일 통산 522세이브 결실
SSG 상대 시즌 마지막 홈경기
8회 등판해 실점 없이 마무리
2023년 시즌 초반 흔들린 구위에
선발도 뛰고 2군서도 ‘구슬땀’
한·미·일 통산 522세이브 결실
“이제 시작이란 마음으로 10년, 15년 동안 흐트러짐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
2005시즌 프로야구 신인왕을 차지한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41)의 각오였다. 그해 대졸신인 오승환은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오가며 10승1패 11홀드 16세이브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 승, 홀드, 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61경기에서 99이닝을 던지며 탈삼진을 115개 잡아낼 정도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롯데 손민한(48)에 이어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데뷔 2년 차부터 오승환은 본격적으로 삼성의 뒷문지기가 됐다. 잦은 연투에 혹사 논란도 있었지만 오승환은 ‘돌직구’를 앞세워 삼성의 ‘끝판대장’ 역할을 다했다. 이후 오승환은 약속대로 15년을 넘어설 때까지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줬고 마침내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개인통산 400세이브 고지에 올라섰다.
오승환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8회 2사 2루에서 구원등판해 1세이브를 추가했다. 8회 위기에서 추신수를 잡아 이닝을 끝냈고 9회에도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오승환은 올 시즌 30번째 세이브이자 KBO 통산 400세이브를 채우게 됐다. 400세이브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마리아노 리베라(652세이브)를 비롯한 8명만, 일본에서는 이와세 히토키(407세이브)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대기록이다. 오승환이 미국과 일본에서 거둔 122세이브를 합치면 모두 한·미·일 통산 522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오승환은 데뷔 2년 차였던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세이브를 챙겨가기 시작했다. 이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47세이브)을 세웠고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40세이브, 39세이브를 기록했다. 2011시즌에는 57이닝을 던지며 단 4점만 내주는 난공불락의 모습으로 다시 한 번 47세이브를 챙겨가는 위용을 뽐냈다. 2014시즌부터 2년간은 일본에서, 2016시즌엔 미국에서 모두 122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2020시즌 한국 무대로 복귀했고, 2021시즌엔 44세이브, 지난 시즌엔 31세이브를 가져가며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국내 통산 370세이브를 기록한 채 맞았던 2023년.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둔 오승환의 시즌 초반에는 400세이브보다 은퇴 이야기가 먼저 나올 정도로 불안했다. 오승환은 4월8일 LG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데 이어 다음 등판인 4월13일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특급 마무리였던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이 한때 6.35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투구 밸런스를 찾기 위해 5월에는 데뷔 19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당시 40세9개월18일에 선발 등판해 KBO 최고령 선발투수 기록도 세웠다. 그래도 오승환에게 예전 모습은 나오지 않았고 감정까지 무너졌다. 돌부처라고 불렸던 오승환은 6월16일 KT전 세 타자를 상대로 2안타를 맞고 강판되자 더그아웃에서 글러브를 집어 던지며 평정심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은퇴라는 이야기가 따라다녔던 이때 오승환은 2군으로 내려 구슬땀을 흘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 귀에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였다.
오승환은 후반기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32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했고 세이브는 20개를 챙겨가며 3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오승환이 3년 연속(2021∼2023시즌) 30세이브를 기록한 건 2006∼2008시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400세이브 고지를 밟은 오승환의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 뒤로 200세이브를 넘긴 투수는 손승락(271)과 임창용(258), 김용수(227), 구대성(214)뿐이고 이들은 이미 은퇴했다.
FA가 된 오승환.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선택에 따라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가 또 새로 쓰일 수 있어 거취가 주목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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