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지고 수능 중요성 커지는데…바뀌는 대입과 고교학점제 ‘엇박자’
일선 교사들 “적용 어려워”
고교학점제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실제로 이번 개편안에 대한 비판론이 높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지난 13일 2028 대입 개편안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대입 만을 바라보는 경쟁교육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고민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형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기획국장 역시 “공정성 문제로 인해 50만명이 같은 과목으로 수능 시험을 보면서 모든 교육과정이 잠식될 것”이라며 “정시 비율이 40%나 되기에 현장에서도 수능 과목 위주로 공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내신에 절대평가만 적는 것이 아니라 상대평가를 함께 병기한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교육부는 상대평가를 병기한 것에 대해 “고교학점제 내신 성적을 대학이 신뢰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둔 것”이라 해명했지만, 대다수 학생들이 진로 적성과 상관없이 내신에 유리한 다인수 과목을 선택해 고교학점제와 엇나갈 수 있다.
수능에서 절대평가 전환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실질적으로 고교학점제에 맞춘 수업이 이루어지기 어렵고, 여전히 문제풀이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장 수능에서 시험보는 과목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모두 공부해야 하고, 심화수학 등이 도입될 수 있어 그 부담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내신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면서 변별력이 떨어진 만큼 수능의 영향력이 오히려 더 커졌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의 고등학교 교사는 “적성과 진로에 따른 교육을 추구한다는 고교학점제 취지 자체는 나쁠 것이 없다”면서도 “다만 대입이 목적인 상황에서 여전히 상대평가로 등수를 따져야 하고, 수능의 비중도 줄어들지 않은 만큼 다양한 과목을 가지고 토론을 넣어 수업하고, 서술형 위주로 평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일하는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교 수업은 대입을 중심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며 “현실적으로 고교학점제의 정상 시행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면 빨리 결단을 내리는 것이 교육파행을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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