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들였는데 ‘줄폐업’…갈 길 잃은 ‘청년몰’
[앵커]
청년들의 창업을 돕기 위해 시작한 '청년몰'이라는 정부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주로 전통시장에 가게 자리를 마련해주는 방식으로, 2016년부터 7백억 원이 넘는 예산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몰 태반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최은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문을 연 인천 '눈꽃마을' 청년몰.
개장 초기,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인기를 모으기도 했지만, 지금은 발길이 끊겼고, 점포는 모두 텅 비었습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반짝했는데, 3년 하고 나니까 흐지부지. 장사들이 안 돼서 아예 이제 빼 버린거죠."]
청년몰의 상징이었던 푸드 트럭들이 있던 자립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철거됐습니다.
시설 유지 의무 기간이 끝나자마자, 지자체가 사업을 종료한 겁니다.
[서유건/상인회장 : "왔던 사람들도 솔직히 잠깐 하다 가시고. (신규 입점을) 더 한번 해보려고 했었지만 이게 안 됐던거죠."]
강원도 춘천의 또 다른 청년몰은 20개 점포 중 9곳이 공실입니다.
임대료 지원 등이 끝나면서, 대부분 운영을 그만둔 겁니다.
[청년몰 입주상인/음성변조 : "홍보 지원이나 주차장 지원을 얘기했는데 그게 잠깐만 얘기가 되고서 지금은 안 되는..."]
지금까지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만 780억 원, 하지만 전국 청년몰 633개 점포 중 약 40%는 휴업, 또는 폐업한 걸로 파악됩니다.
매장만 열었을 뿐 사업이 지속 가능하도록 도와줄 사후 관리 부족이 원인으로 손꼽힙니다.
[이동주/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 "지속적인 컨설팅을 포함한 정책을 만들지 못하면, 그동안 쏟아 부었던 700억 원에서 800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다 물거품 될 수도 있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신규 매장 조성을 중단하고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청년몰을 관리하는 산하기관 담당자는 매년 줄어, 올해는 단 2명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최은진 기자 (ejch@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준비 완료”…WHO “가자지구 병원 대피 명령은 사형선고”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뿌리는?…김수완 한국외대 교수 [뉴스를 만나다]
- 기밀 11건 더 빼돌린 현대중공업…압수수색 매뉴얼도 존재
- [잇슈 키워드] “싸고 맛있다더니”…대학 식당서 벌레·나사 등 이물질 논란
- 보육교사 여자친구가 국방 전문가?…12억짜리 용역 몰아준 연구원
- 미국에서 950달러 미만을 훔치면 잡혀가지 않는다고? [특파원 리포트]
- [잇슈 키워드] “샤인머스캣 2kg에 만 원”…다친 부모 위해 나선 딸, 전국서 도왔다
- 유치원생이 사회주의 가치관 암기?…‘애국주의’ 물든 중국 교실
- [잇슈 키워드] “애정행각 지나쳐” vs “사생활 침해”…한강 ‘밀실 텐트’ 금지했지만
- ‘표절’ 보고서 내도 몰라…“관리 부실” 도마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