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투 주고 가격 동결?…고물가 속 ‘착한가격’ 휘청
[앵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식당이나 가게는 '착한 가격 업소'로 지정하고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 주는데요.
하지만 재료값은 계속 오르는데, 정작 지원은 턱없이 부족해서, 가게들의 부담이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김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년 전 주꾸미 식당을 연 조민식 씨, 최근 음식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올해 '착한가격업소' 팻말을 얻게 됐습니다.
착한가격업소로 인증받으면 정부가 홍보도, 지원도 해준다는 얘기에 도움이 되겠다 생각한 겁니다.
[조민식/음식점 운영 : "(착한가격업소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 자체가 최소 육 개월? 육 개월에서 일 년간 가격 변동이 없었어야..."]
하지만 기대했던 정부 지원은 종량제 봉투 지급 정도 뿐.
최근 원재료 가격은 날로 오르는데, 착한 가격의 부담감이 크기만 합니다.
[조민식/음식점 운영 : "물엿 같은 경우에도 저희가 만 원에 샀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이만 원을 줘야 살 수 있어요."]
7년 전 인증을 받은 이 수선집도 부담 속에 수선비를 7년째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옥자/수선집 운영 : "(물가가 너무 뛰어) 시장 가서 이제 지퍼도 한 오백 원씩 더 오르고 큰 거는 천 원씩 오르고 그래도 (착한가격업소 유지하려면) 말을 못 해요."]
쓰레기봉투 제공, 상하수도세 감면 등의 혜택은 고물가 상황에서 큰 도움이 안되는 상황.
방문객 캐시백 이벤트 등 유인책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권정택/서울 서대문구 : "(착한가격업소)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잘 몰라요."]
[이초희/서울 종로구 : "(주변에 착한가격업소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죠."]
착한가격업소 매장 정보조차 행정안전부 자료와 정부 안내 홈페이지, 지자체 홈페이지가 다를 정도로 관리가 안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2013년 6천 5백개가 넘었던 지정 업소도 한동안 감소세였습니다.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고물가시대 서민들에게는 식당, 세탁소, 목욕탕 등 착한가격업소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착한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가격지원과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올해 이 사업에 책정된 예산은 15억 원,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지원 방식 개선이 필요해보입니다.
KBS 뉴스 김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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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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