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아바스와 릴레이 통화…미 바이든 ‘확전 막기’ 외교 총력
“하마스가 주민들 대변 못해”
블링컨은 중국에 “역할 해야”
인근에 핵항모 추가 배치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곧 지상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확전 방지를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란과 레바논 헤즈볼라 등의 개입을 견제하려 이스라엘 인근에 두번째 핵항공모함 전단을 추가로 보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에 대해서는 원칙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사실상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과 각각 통화하고 이스라엘·하마스 간 충돌로 인한 민간인 피해 최소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이번 충돌이 역내 전쟁으로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처음으로 아바스 수반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존엄과 자기결정에 대한 권리를 대변하지 않는다”고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 지역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에서 “미국의 (대이스라엘) 군사 지원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충돌을 확대하려는 이들에 대해 재차 경고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 강행 시 예상되는 민간인 피해와 관련해선 국제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다소 원칙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는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와의 전쟁에 자유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미 정치권 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이스라엘의 군사 보복을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통화하고 중국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 확산을 막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란과 밀접한 관계인 중국이 이란과 헤즈볼라를 억제하는 데 나서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이스라엘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하며 조속한 휴전을 촉구했다. 왕 부장은 1시간가량 진행된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민간인을 해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모든 방법을 규탄한다”면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은 범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자 주권국가로 공존해야 한다는 ‘2국가 해법’을 주문했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핵항모전단을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로 추가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미 동지중해에 전개한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에 이은 두번째 핵항모전단 배치로,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인 이란과 헤즈볼라에 교전 개입 관련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미국은 가자지구 내 미국 국적자 500여명의 대피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이집트, 카타르 등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14일 오후 미국인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가자 남쪽 라파 통행로가 개방될 것이라고 했지만, 하마스가 통행을 허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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