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국가와 첫 FTA… ‘新중동붐’에 에너지 수급 안정 기대

이동수 2023. 10. 1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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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기로 했다.

UAE는 자유무역협정에서 최초로 에너지·자원 협력 규정을, 한국은 바이오 경제 협력 규정을 채택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하마스 충돌로 중동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핵심 우방국인 UAE와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게 됐다"며 "일본, 유럽연합(EU), 미국 등이 UAE와 아직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이 보다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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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UAE, CEPA 협상 최종 타결
관세 인하 함께 교류 협력 확대
10년에 걸쳐 상품 90% 이상 개방
韓자동차 5% 관세 철폐 등 수혜
UAE 원유 면세로 공급망도 강화
의료·온라인 게임도 대폭 개방
2024년 상반기 정식서명 등 방침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기로 했다. 아랍권 국가와 맺은 첫 자유무역협정이다. ‘신(新)중동붐’ 확산과 함께 잇따른 전쟁 속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 수급도 기대할 수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은 전날 서울에서 열린 통상장관 회담에서 양국 간 CEPA 협상 최종 타결을 확인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협상 타결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체결한 24번째 자유무역협정이다.

CEPA는 관세 인하를 통한 상품과 서비스 등 시장 접근 확대에 더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 강화 확대 방안을 담은 자유무역협정이다. UAE는 한국의 중동 지역 핵심 우방국으로, 교역규모는 지난해 기준 195억달러(약 26조4000억원), 교역규모 순위는 16번째이다. 우리 기업 178개사가 진출해 있고, 양국 간 상호 직접투자 규모는 지난해 누계 기준 약 71억달러다.
CEPA에 따라 한·UAE 양국은 향후 10년에 걸쳐 상품 품목 수 기준 각각 92.8%, 91.2%의 시장을 상호 개방한다.

UAE는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 가전, 무기류, 쇠고기·닭고기·과일·라면을 비롯한 농·축·수산물 등의 관세를 철폐한다.

특히 자동차 관세 철폐는 한국 업체들의 현지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UAE는 현재 자동차 등 주요 상품에 5% 관세를 일률 부과하는데, CEPA가 발효되면 10년에 걸쳐 관세가 사라진다. 지난해 한국의 대UAE 자동차 수출액은 3억3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1.5% 증가했다.

한국은 UAE의 핵심 수출품인 원유를 포함해 석유화학 제품, 대추야자 등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원유의 경우 현재 부과되는 관세 3%가 10년에 걸쳐 철폐된다. 가격 변동에 민감한 원유에서 관세가 없어지면 국내 정유 산업의 원가 경쟁력 개선이 기대된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에 이어 한국의 세 번째 원유 도입국으로, 지난해 한국은 UAE로부터 원유 92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원유 공급원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도 더해진다.

CEPA에는 관세 철폐와 함께 에너지·자원, 바이오 경제, 스마트팜, 헬스케어, 첨단산업 5대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도 포함됐다. UAE는 자유무역협정에서 최초로 에너지·자원 협력 규정을, 한국은 바이오 경제 협력 규정을 채택했다.

서비스 시장도 최고 수준으로 개방한다. 의료 서비스와 온라인 게임이 대표적이다. 이미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아산병원 등이 UAE 현지에 진출한 가운데 의원·병원급 의료기관의 현지 개원과 원격 진료가 허용되면서 K의료서비스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과 관련해 “CEPA를 통해 우리 게임 업체가 활동하는 데 있어 법적인 안정성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으로 법률 검토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정식 서명하고, 이후 국회 비준 등 절차를 거쳐 조기에 협정이 발효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하마스 충돌로 중동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핵심 우방국인 UAE와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게 됐다”며 “일본, 유럽연합(EU), 미국 등이 UAE와 아직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이 보다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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