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배터리 재활용 전기차로 대폭 확대 나서

이영균 2023. 10. 1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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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1740억 달러 규모 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도
미국, 유럽 등에서도 폐배터리 시장 개척 나서
포항캠퍼스 이차전지 생태계 구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에코프로가 '배터리 재활용 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양극소재라인 및 배터리 셀 공장에서 나오는 폐배터리 재활용에 이어 자동차 주문자 상표 제품의 제조(OEM)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6일 기아, 현대글로비스, 에바사이클, 경북도, 경북테크노파크와 체결한 ‘배터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얼라이언스 구축 업무협약은 에코프로가 본격적으로 전기차에서 나오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에 처음으로 뛰어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에코프로가 최근 기아, 현대글로비스 등과 맺은 '배터리 재활용 얼라이언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글로비스 이규복 대표이사,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권혁호 부사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에코프로 송호준 대표이사, 에바싸이클 류지훈 대표이사, 경북테크노파크 하인성 원장
에코프로는 갈수록 커지는 전기차 시장과 동반 성장할 글로벌 배터리 리사이클 시장을 에코프로만의 앞선 기술력으로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리사이클링 영역 확대 나선 에코프로

기아와의 업무협약 체결은 에코프로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코프로의 차별화된 리사이클링 경쟁력을 통해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코프로가 배터리 리사이클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20년 에코프로씨엔지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에코프로는 세계 최초로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통해 전지 소재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을 완성하며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선도해 왔다.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은 '수산화리튬-전구체-양극재-재활용'에 이르는 배터리 생태계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공정을 의미한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에코프로씨엔지가 주도하고 있다. 에코프로씨엔지의 생산능력(CAPA)은 현재 연간 약 3만t 규모다.

같은 공간에 입주해 있는 양극소재 가족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불량품)을 가져오고 있는 만큼 집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 물량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다른 회사들과는 차별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물량을 자체 조달하는 데에서 나아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및 오창 공장에서 나오는 배터리 스크랩도 재활용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급 체인을 형성하고 있다.

에코프로씨엔지 포항캠퍼스 전경. 에코프로 제공
◆습식 공정 도입으로 리사이클링 기술 차별화

에코프로씨엔지의 리사이클링 공법도 차별화 포인트다. 리사이클은 건식공정과 습식공정으로 구별된다. 건식은 스크랩을 파분쇄한 뒤 소성(열공정)을 통해 유기물을 제거한다. 습식공정은 소성이 아닌 블랙파우더를 산에 용해시켜서 리튬과 침전물을 분리해서 추출하는 방식이다. 

블랙파우더는 리튬이온 배터리 파쇄 후 선별 채취한 검은색 분말로, 니켈•리튬•코발트•망간 등을 함유하고 있는 중간과정 원료다.

에코프로씨엔지는 습식공정을 도입하고 있는데 건식공정에 비해 리튬 회수율이 훨씬 높다는 이점이 있다. 리튬을 먼저 추출한 뒤 니켈 코발트 망간이 섞여 있는 침전물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로 보내 RMP(순도가 낮은 중간재를 투입해 고순도의 황산 메탈을 제련하는 공정)를 거쳐 불순물을 제거한다. 

에코프로비엠으로부터 스크랩을 확보하고 건식공정에서 나오는 침전물을 에코프로머티리얼즈로 보내 황산화 공정을 거쳐 불순물을 제거하는 프로세스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핵심 광물을 추출해 이를 배터리 생산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다. 이차전지 생태계를 구축한 에코프로의 리사이클링 경쟁력이 포항캠퍼스에 있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단가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를 회수해 비용 부담이 줄고 중국 등 배터리 자원 보유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광물을 직접 채굴하는 대신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환경에 미치는 부담도 줄어든다. 

에코프로는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배터리 순환 경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와 배터리 리사이클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인 테스와 MOU를 맺고 유럽 지역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에코프로씨엔지는 설립 3년만에 연간 3만t의 리사이클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캐파 증설, 그리고 스크랩 확보 다변화를 통해 에코프로의 미래 성장 엔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는 “원재료 수급부터 습식공정에 이르기까지 포항캠퍼스에 입주해 있는 가족사와 협업 시스템이 경쟁력의 근간”이라며 “자동차 OEM들과 폐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등의 영향으로 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5년 27조 원 수준에서 2040년 272조 원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리사이클 원료 시장 역시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포함해 2025년 86만t서 2040년 620만t으로 연 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에코프로씨앤지는 갈수록 커져가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에 발맞추기 위해 2025년 1분기에 배터리 리사이클 2공장을 본격 운영하고 추가 부지를 조성해 2025년 4분기에 3공장 설립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한편 정부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지난 4월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이차전지 100% 순환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민간이 사용 후 전지를 거래하고 신산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전지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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